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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투데이]스트레스 테스트 이후에 닥쳐올 것들

입력 | 2009-05-06 02:58:00


드디어 미국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된다. 앞으로 악화될 경제 상황을 가정해서 대형 은행들이 받게 되는 손실이 얼마나 되고, 또 과연 견뎌낼 수 있는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지난달부터 스트레스 테스트는 이미 금융시장의 핫이슈였다. 여전히 불안한 상태에서 추가로 은행에 자금을 지원하게 되면 그만큼 미국 정부와 금융시장에 또 다른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의 지나친 과민반응도 경계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아마 대부분의 미국 금융기관은 도산할 정도의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미국 정부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충분한 과잉 대응(overkill)을 해왔다. 반면 스트레스 테스트 대상 은행 모두가 가이드라인을 통과했다고 해서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지도 않는다. 보유 자산의 시가평가를 유보한 상황에서 이미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없다고 한들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이처럼 글로벌 위기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여전히 중요한 리스크이다. 지금은 시장 시스템이 붕괴된 상태이기 때문에 유례없는(unprecedented) 대책을 통해, 선제적(preemptive)이고, 확실하며(decisive), 충분하게(sufficient) 대응하는 과정에 있다. 국지적인 변화로 전체를 해석하려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국 은행들이 건전성을 유지한다 해도 현재 약 1200만 가구 이상은 당장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상태이다. 미국 자동차 회사인 ‘빅 3’가 파산한다면 하청업체와 주변 상권의 실업자 증가, 소득 감소에 따른 사회보장비용의 증가, 재정 악화와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의 불안 등 헤아릴 수 없는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미국 이외 지역도 상당수 국가가 통화스와프에 의지해 외환시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급증할 각국의 국채 발행 규모는 추산조차 어렵다.

글로벌 시스템의 안정성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위기 수습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시장의 안전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오히려 손실을 확정해서 불확실성을 낮출 수도 있다. 향후 경기침체가 심각해질 경우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무관하게 추가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시장이 받는 스트레스는 여전히 유동적이고 불확실하다.

그러나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로 스트레스의 성격이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유동성 위기의 중요한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환율, 구조조정, 실업 등 세계 전체가 이해 당사자가 되는 문제로 스트레스는 성격이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