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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투데이]글로벌 경제로 퍼지는 中경기부양 물결효과

입력 | 2009-05-07 02:56:00


오랜만에 명동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중국의 어느 대도시에 온 것인지 아니면 차이나타운에 온 것인지 착각할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유명 백화점 안에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넘친다. 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 바로 앞에 있는 면세점에도 관광버스들이 하루 종일 중국인 관광객들을 태워 오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도 작년에는 불황에 허덕였는데 요즘은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호황을 구가하고 있단다. 어느새 한국이 중국의 소비시장이 되어 버렸는가.

연초에 중국 정부가 발표한 올해 목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목표치는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보기에는 터무니없는 수치였다. 미국의 경기회복 없는 중국의 성장 목표치는 애당초 허무맹랑한 구호로 치부되었다. 그런데 1분기(1∼3월)를 보낸 중국의 경제 성적표는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1분기 GDP 성장률은 6%대로 아직 연간 목표치인 8%와는 거리가 있지만 경기 회복속도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어서 현재의 추세로 간다면 연간 8% 목표치는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로는 약간 감소한 수치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무려 4배가 넘는 대폭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중국은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농촌 지역 주민에게 가전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했다. 이 쿠폰의 효과는 놀라울 정도로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직접 가전제품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가전회사들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가전회사들의 수익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중국의 상무부장은 며칠 전 이 쿠폰 프로그램을 조만간 도시민에게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그 구매의 파급효과는 전 세계 가전회사들의 재고 감소와 이익 증가, 나아가서 세계경기 회복에 훨씬 더 강력한 효과를 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수천만 도시 가구는 가구당 평균 3대의 TV를 보유하고 있어 낡은 TV를 신형으로 교체하는 수요가 엄청나게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내수 소비효과로 세계적 정보기술(IT)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제너럴일렉트릭(GE), 코닝, 월풀, 베스트바이 같은 회사들이 수혜를 볼 것이다. 작년도 미국의 세금환급 효과는 누출효과 때문에 실제로 소비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던데 비해서 중국의 쿠폰 프로그램은 훨씬 뛰어난 효과를 내고 있다.

연못에 돌을 한 개 던지면 물결이 동그랗게 생기고 그 물결은 점점 주변으로 퍼져 나가 마침내 연못 가장자리까지 닿게 된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은 중국의 내수경기뿐 아니라 전 세계 경기 부양에 파급되는 물결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으로 원자재를 수출하는 자원보유국인 브라질, 캐나다, 러시아, 호주의 경기는 물론 미국의 IT 경기도 부양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 물결효과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박 춘 호 이토마토 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