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305억 부산대 기부 약속한 송금조 회장 소송 기각
기부금이 당초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해서 나머지 기부 약속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5부(부장판사 고재민)는 7일 ㈜태양 송금조 회장이 “부산대가 기부금을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다”며 대학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기부금을 양산캠퍼스 땅값으로 사용해야 할 의무를 부산대가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증여 계약을 깨고 나머지 기부금을 낼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 기부는 특정한 이행 조건을 단 증여인 ‘부담부증여(負擔附贈與)’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단순히 사용목적만 지정한 경우는 부담부증여라고 볼 수 없는데, 이번 건도 기부금 사용 목적 또는 사용 방법을 지정한 정도”라고 덧붙였다.
송 회장은 2003년 10월 부산대에 개인 기부로는 최대 액수인 발전기금 305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2006년 8월까지 195억 원을 냈고 나머지 110억 원은 2009년까지 나눠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대학 측이 195억 원을 땅값이 아니라 건물신축 비용이나 교수 연구비 등으로 사용하자 나머지 기부금을 줄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대학발전기금 기부자가 학교를 상대로 기부 무효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회장 측은 항소할 계획이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