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속에 숨은 우리 과학/오주영 지음·허현경 그림/204쪽·1만2500원·시공주니어(초등 3년 이상)
맛있는 장을 담그기 위해서는 소금물의 농도를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염도계도 없던 옛날에 조상들은 어떻게 소금 농도를 맞췄을까. 답은 달걀이었다. 조상들은 달걀을 독에 담가 가라앉는지 떠오르는지를 살폈다. 소금의 양이 적으면 달걀이 깊이 가라앉고, 소금의 양이 많으면 위로 떠올랐는데 달걀이 물 위에 3분의 1 정도 뜨는 게 가장 적절했다. 이는 용액이 진할수록 물체가 잘 뜨는 원리를 따른 것이다.
곡식 알갱이에 섞여있는 쭉정이나 마른 잎 같은 것을 털어주는 도구인 키에도 과학 원리가 숨어 있다. 키는 고리버들이나 잘게 쪼갠 대나무를 엮어 만드는데 앞은 평평하고 뒤는 좁고 우묵해 곡식을 잘 받게 돼 있다. 키질을 할 때는 바람을 등지고 키 안에 바람을 일으키면 가벼운 쭉정이는 날아가거나 앞쪽에 남고 무거운 알곡은 뒤로 모인다. 무게의 차이를 이용해 바람의 힘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이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의 세시풍속을 통해 조상들의 과학적 지혜를 들여다본다. 삼짇날 활쏘기에서 탄성력의 원리를, 추석의 강강술래에서 가속도의 법칙을 찾아본다. 포석정의 구불구불한 물길에서 술잔이 엎어지지 않는 이유, 구들장의 원리도 알아본다. 에밀레종, 측우기, 앙부일구 등 과학문화재도 소개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