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이만교 지음/384쪽·1만5900원·그린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아노 같은 악기나 사진 찍는 기술은 좀 다룰 줄 알거나 다루고 싶어 하면서도, 자기 언어는 형편없이 다루며 살아가고, 그러면서도 그것에 대해서는 고민조차 하지 않는지… 언어에 대한 사람들의 무지야말로 인류사의 가장 놀라운 두 번째 사건이라 일컬을 만하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나쁜 여자, 착한 남자’ 등을 쓴 소설가 이만교 씨의 진단이다. 그는 등단이나 수상 등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좀 더 본질적인 의미로서의 글쓰기는 많은 이에게 창조적이며 매력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한 사람의 언어습관은 그의 감각, 사유, 상상, 실천 등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작가가 진행해 온 글쓰기 강좌를 바탕으로 글쓰기의 의미에 대한 원론적인 부분부터 언어적 감수성 키우기, 글의 구성 방법, 다양한 장르적 탐색을 통해 단계적으로 글쓰기를 발전시키는 방법 등을 담고 있다.
저자는 문장과 영감의 원천이 되는 ‘씨앗도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밑줄 긋기, 묵상, 재독, 변주, 암송 등을 통해 자기 언어를 발견할 밑바탕이 될 책을 찾는 게 중요하다. 다독은 좋은 글을 위한 필수요건. 글의 구성, 감수성 넘치는 언어감각도 중요하다. 작가 자신의 경험과 실제 습작생들의 예문을 활용해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