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문학예술]살인사건 둘러싼 세 여자의 심리전

입력 | 2009-05-09 02:56:00


◇서바이버 클럽/리사 가드너 지음·이영아 옮김/544쪽·1만4000원·시작

‘서바이버 클럽’의 구성원은 세 여자다. 강간과 살인으로 동생을 잃은 질리언 헤이스, 사교계의 명사지만 강간으로 삶이 무너져 내린 캐럴 로슨, 강간당한 뒤 기억을 잃은 여대생 메그 페사투로. 살인과 폭력의 희생자로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가지게 된 이들은 ‘서바이버 클럽’을 만들어 범인을 잡는 수사에 적극 참여한다. 마침내 사건 발생 1년 만에 범행현장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하는 용의자가 검거된다.

그런데 이 악명 높은 강간 사건 재판이 열리는 날, 혐의자가 법원에 도착하자마자 살인청부업자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살인청부업자도 차량 폭발로 죽는다. 세 여자는 이 뜻밖의 결과에 환호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이들이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후 경찰의 끊임없는 의심과 추궁, 내심 서로가 범인일 것이라고 의심하는 세 여자의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전이 펼쳐진다. 과거의 범죄, 범죄 속 범죄들이 얽히며 진범이 밝혀질 때까지의 마지막 반전을 향해 달려간다. 세 명의 피해자가 어둠을 맞을 때마다 느끼는 공포감, 범인에 대한 증오, 폭식증, 불신 등 강간이 남긴 정신적 외상과 후유증 등에 대해서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