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발 ‘멜라민’ 파동으로 세계가 긴장했던 지난해 10월 중국 광둥 성 선전 시에서 공무원들이 멜라민 분유를 버리고 있는 모습. 그러나 몇 차례의 불량식품 파동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비양심적인 식품을 생산했다 적발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中 위생부 7626건 적발
‘공업용 염료로 색을 낸 고춧가루’ ‘마약 성분이 든 샤부샤부’….
이날 공개된 10개의 악덕 사례는 다소 충격적이다. 베이징(北京) 시와 후베이(湖北), 푸젠(福建), 광둥(廣東) 성에서는 과다 복용할 경우 중추신경계와 신장 등을 손상시키는 ‘취소산칼륨’을 함유한 빵을 적발했다. 취소산칼륨은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화학물질로 업자들은 빵 모양을 예쁘게 만들기 위해 사용했다.
또 면 요리로 유명한 간쑤(甘肅) 성 란저우(蘭州) 시내 전역 분식점에서 432개의 면 요리를 표본 조사한 결과 94개(21.76%)에서 가루비누 성분이 나왔다. 이 분식점들은 가루비누를 이용해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켰다.
안후이(安徽) 성 하오저우(豪州)에서는 공업용 염료로 발암물질인 ‘수단레드’를 섞은 고춧가루가 적발됐다. 또 안후이 성 우한(武漢)의 한 공장은 피혁 제품을 만들다 남은 가죽 자투리로 식품첨가제 중 하나인 젤라틴을 만들다가 들통이 났다. 젤라틴은 사탕이나 아이스크림 등을 만들 때 많이 쓰인다. 이 공장은 또 같은 설비를 통해 공업용 젤라틴과 식용 젤라틴을 함께 생산하기도 했다.
마약 성분도 발견됐다. 광둥, 장시(江西), 쓰촨(四川),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 등의 일부 업체에서는 양귀비 씨앗을 이용해 조미료를 생산 또는 사용하다 적발됐다. 이 조미료는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火鍋) 재료에 많이 쓰였다.
위생부 관계자는 “앞으로 2년간 집중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인이 지난해 가장 많이 마신 ‘캔 음료’ 시장 1위 상품이자 판매액 기준 시장 점유율 24.6%를 차지한 ‘왕라오지(王老吉)’에서도 허가받지 않은 물질이 발견돼 위생부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