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 21∼24일
1433년 정월 초하루 창덕궁 문정전 앞에서 왕과 문무백관, 왕비와 세자빈을 비롯해 내명부가 모두 모였다. 이 자리에서 500여 명의 악사와 무용수가 음악, 노래, 춤을 선보였으며 왕과 신하 간 경연(經筵)이 어우러졌다. 이 행사는 전례 없는 규모와 화려함과 더불어 전통 향악이 첫선을 보인 자리였다. 세종이 재위 초반인 1424년 박연을 악학별좌에 임명해 우리 음악 연구와 재정비 임무를 맡겼는데 이후 9년에 걸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회례연이었다.
국립국악원은 세종 15년 회례연(會禮宴)을 재현한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를 21∼2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2월 시범 공연한 작품을 보완한 것이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무용단 등 150여 명이 출연해 당시 연주 현장을 선보인다. 공연은 본 의례에 앞서 새 복식과 의물, 악기, 악곡을 점검하는 ‘차비’, 왕이 입장하는 ‘취위’, 아악 정비 경과보고를 받는 ‘차대상주’, 신하가 왕에게 술을 바치며 예를 표하는 다섯 차례의 ‘작’으로 이어진다. 다음으로 세종과 신하가 음악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후문’, 의식을 마치는 절차 ‘예필’로 끝이 난다. 21, 22일 오후 7시 반, 23, 24일 오후 5시. 1만∼2만 원. 02-580-3300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