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신화 주인공 할머니
돌문화공원서 17일까지
신화 답사코스도 공개
‘망망대해 가운데 섬을 만들기로 했다. 치마폭 가득 흙을 담아 쌓았다. 제주 섬이 탄생했다. 한라산이 너무 높아 봉우리를 깎아 던지니 산방산이 됐다. 흙을 나르다 터진 구멍으로 흘러내린 흙은 360여 개의 오름이 됐다.’
섬을 만든 주인공은 ‘설문대할망’(할망은 할머니를 뜻하는 제주말). 제주 섬의 창조신화에 등장하는 거신(巨神)으로 한라산을 베개 삼아 눕고 제주 북쪽 관탈섬에 다리를 걸쳤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설문대할망을 주제로 한 행사가 15일부터 17일까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린다. 설문대할망에 올리는 제사를 시작으로 탑돌이와 풍물공연, 굿, 소원탑 쌓기 체험 등이 펼쳐진다. 여성이 제관으로 참여한다. 제주대 현용준 명예교수, 서울대 조현설 교수, 이화여대 정재서 교수 등이 참여하는 제주신화 관련 세미나가 마련된다.
설문대할망 신화가 깃들어 있는 답사코스도 만들어졌다. 설문대할망이 빨래를 할 때 바구니로 사용했다는 성산일출봉을 비롯해 제주에서 육지까지 다리를 놓으려고 거대한 바위들을 옮겨 놓기 시작했다는 조천읍 조천리 ‘엉장매코지’ 등으로 구성됐다.
행사가 열리는 제주돌문화공원은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전설을 테마로 조성되고 있다. 2006년 1단계 사업을 마치고 개장했으며 현재 특별전시관, 야외성곽, 산책코스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제주의 돌 문화를 비롯해 지질과 화산섬의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교육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