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왜 항상 신문을 갖고 다녀요?” 후배가 던진 질문이다. “신문은 당연히 매일 보는 거지”라고 말하기가 멋쩍어 “언론사 들어가려고 준비 중이라서”라고 대답했다. 대학생이 신문으로부터 계속 멀어진다. 공백을 채운 건 토익 문제집, 자격증 관련 서적, 고시용 참고서다. 대학에 오면 지긋지긋한 수험용 문제집이랑 안녕인 줄 알았는데 현실은 정반대였다. 책장은 시험 대비용 서적으로 채워졌다. 도서관에도 토익 문제집을 끼고 주야장천 공부하는 학생이 넘친다. 도서관 1층의 신문 열람대는 한산하기만 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사실상 백수’가 346만 명을 넘었다. 경제위기로 취업이 더욱 어려워지자 졸업을 미루는 학생도 부지기수다. 졸업을 미루거나, 이미 졸업한 ‘취준생(취업준비생)’의 선택은 문제집. 고3이 된 기분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사회 문제를 자유롭게 탐구할 대학생 시절에 문제집과 씨름하는 모습은 안쓰럽다. 물론 4학년이 되면 신문을 보긴 한다. 면접 대비용이다. 많은 학생은 신문 정독이 귀찮아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거나 아예 정리가 잘된 상식책으로 공부한다. 이쯤 되면 대기업이 대학생의 생활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해답을 찾아보자. 신문을 열심히 보는 사람은 말 안 해도 안다. 1부에 600원으로 그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는 세상에 신문밖에 없음을. 그러나 한번 신문을 읽지 않기 시작한 세대에게 신문이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한번 가까워지면 둘도 없는 사이로 변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신문과 대학생 사이에 가슴 떨리는 순간이 필요하다. 신문사만의 몫은 아닐 것이다. 지금 대학생이 신문을 놓친다면 기회가 다시 안 올지 모른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 이럴 때 쓰는 건가?
권숙희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4학년 본보 대학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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