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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산책]김상환/대학축제, 연예인 아닌 학생이 주인돼야

입력 | 2009-05-16 02:54:00


중간고사가 끝난 5월의 대학가는 축제의 열기로 가득하다. 아직 고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앳된 신입생은 생전 처음으로 즐기는 축제에 흥분을 감출 수 없고, 고학년 학생 또한 극심한 취업난으로 황폐해진 몸과 마음을 적셔 줄 단비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축제를 기다린다. 대학축제는 젊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젊은이의 패기와 열정을 발산하는 장으로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요즘은 학생 스스로가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에서 단지 눈요깃거리의 축제로 전락하고 말았다. 축제 기간이 다가오면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학생 역시 연예인의 출연 여부에 대해서만 관심이 쏠려 있을 뿐이다.

유명 연예인의 공연이 축제 분위기를 한껏 북돋아 준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부족하고 서툰 솜씨에도 불구하고 입에 단내가 나도록 열심히 준비한 동아리 공연은 연예인의 화려한 조명 아래 빛이 바란다. 주(主)가 돼야 할 학생의 공연 대신 유명 연예인의 공연이 대학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되어버렸다.

대학축제 모습이 변한 까닭은 학생 스스로에게서 찾을 수 있다. 언제부턴가 캠퍼스의 낭만이 사라지고 대학이 취업을 준비하는 학원으로 인식되면서 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일이 시간낭비일 뿐이라는 생각이 만연해졌다. 심각한 경제난과 취업난에 학생의 마음 또한 각박해진 탓인지 모른다. 또 우리가 매일 접하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대중매체에 물들어 서투를지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속에서 피어나는 건전한 웃음을 잃어버리지 않았나 염려스럽다. 올해만큼은 유명 연예인 일색에서 벗어나 우리 학교만의 진정한 연예인을 새롭게 발굴해 보면 어떨까. 어쩌면 본인이 될 수도 있고, 가까운 후배나 선배가 될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김상환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