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담 속에 숨은 과학 2/정창훈 지음·최현묵 그림/160쪽·봄나무·9500원
‘얼음에 박 밀듯’이라는 속담은 ‘말이나 글을 거침없이 술술 외운다’는 뜻이다. 이 속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찰력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나무토막을 바닥에 문지를 때 표면이 매끄러울수록 마찰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더 쉽게 문지를 수 있다. 박의 표면은 수박처럼 매끈하다. 여기에 얼음의 물기가 윤활유 역할을 해 얼음 위에서 박을 미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정이월에 대독 터진다’는 속담은 봄이 됐다고 마음을 놓으면 큰 독이 깨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속담을 통해 물의 부피에 관한 지식과 우리나라 기후를 설명할 수 있다. 정이월은 양력으로 봄이 오는 2, 3월을 가리키나 차가운 시베리아 기단이 완전히 물러나지 않아 ‘꽃샘추위’가 온다. 이때 기온이 내려가고 물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나 독이 깨진다.
‘속담 속에 숨은 과학’은 속담을 통해 알 수 있는 과학 지식을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풀어냈다.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 ‘은행나무도 마주 서야 연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 등 쉽게 들을 수 있는 속담 속에서 조상들의 지혜와 과학 원리를 찾았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