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족 간의 정을 확인할 수 있는 행복한 달이다. 평소 부모와 자식 간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가정은 서로에게 사랑을 전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반면 평소 아이와 갈등을 빚는 가정은 서먹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생활에만 몰두한다. 특히 중간고사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우에는 갈등이 더 고조될 수 있다. 이런 가정이라면 부모가 좀 더 적극적으로 아이들과의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갈등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 단순히 ‘아이가 사춘기여서’라고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문제를 탓하기 전에 부모 자신의 태도를 먼저 살펴야 한다.
그동안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아이와 부모 간에 심각한 갈등을 겪는 사례를 많이 봤다. 일부는 아이의 이유 없는 반항 때문이었지만 대부분은 양측이 모두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특히 부모가 자신의 관점에서 모든 일을 판단하고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는 더욱 심각한 갈등으로 치닫곤 했다. 부모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취하는 행동은 회피 아니면 반항뿐이다.
상대방을 이해하지 않고 관계를 개선할 방법은 없다. 아이와의 갈등을 해소하려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요소가 있다.
첫째, 내 마음이 아픈 만큼 아이의 마음도 아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 아이도 부모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셋째, 아이를 칭찬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결국 아이를 나와 같은 인격체로 존중할 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을 시도해 나가되 너무 서두르지는 말아야 한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성급하게 대화를 시도하거나 아이를 설득하려고 하면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오히려 아이의 경계심만 높이고 감정의 골이 깊어져 되돌릴 수 없는 관계로 악화될 수도 있다.
아이가 잘 의식하지 못하는 범위 내에서 자연스럽게 스킨십의 기회를 가지는 편이 좋다. 스킨십은 가장 자연스러운 애정의 표현이자 가장 적극적인 감정전달법이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아이와의 거리를 좁히며, 아이가 부모에게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유도하는 일도 중요하다.
아이와 쇼핑을 하면서 아이의 선택을 유도하고 그 선택이 어떻든 인정하고 좋은 선택이었다고 칭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가족 외식을 할 때도 아이에게 메뉴 선택권을 주고 기쁘게 그것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부모로부터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렇듯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변화를 시도하는 일이 아이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바라는 점은 결코 1등이나 특목고 합격이 아니다. 부모가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일 것이다. 아이는 결코 부모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소유물이 아니다.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기를 원하는 똑같은 인간이다. 5월이 다 가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여행을 떠나는 지혜로운 부모가 되기를 소망한다.
박교선 영재사관학원 입시총괄원장
※‘누가 뭐래도 우리는 민사고 특목고 간다’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