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챔피언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16일 아스널과의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지만 27승 6무 4패로 통산 18번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우승컵 앞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맨체스터=EPA 연합뉴스
■ 프리미어리그 3시즌 연속 우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자산가치 2조3600억 원 전세계 1억여 명 팬 보유
실력위주 경영-마케팅으로 富+명성 꿈의 구단 성장
‘영국을 넘어 세계로!’ ‘골대를 향해 공을 차는 게 아니라 관중의 마음을 향해 공을 차는 팀.’
16일 아스널과 0-0으로 비기고 27승 6무 4패(승점 87)로 남은 한 경기에 상관없이 3시즌 연속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단순한 축구팀이 아니다. ‘주식회사 맨유’로 불리는 글로벌 축구 기업이다. 맨유는 올 초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평가한 자산가치가 18억7000만 달러(약 2조3600억 원)로 세계 최고 구단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억 파운드(5700억 원)나 된다.
○ 축구 그 이상의 축구팀
맨유의 최고 경영자 데이비드 길 사장은 세계적인 회계 및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출신이다. 1997년 재정담당에서 출발해 2005년 사장을 맡아 철저한 자금 관리와 마케팅으로 맨유를 경영하고 있다.
맨유 경영의 핵심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돈벌이다. 7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투어를 하는 이유도 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한 것. 전 세계 1억 명의 팬을 확보했지만 미개척 시장인 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공략을 시작했다.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에 대해 ‘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이라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모든 경영의 초점이 돈벌이로 귀결된다. 맨유는 입장료(40%)와 TV 중계료(30%), 스폰서 및 상품 판매(30%)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올 시즌 경기당 홈 평균 관중은 7만5000명에 이른다.
○ 인기 비결은 인재 경영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선수 경영을 책임진다. 그 핵심은 실력 위주의 기용이다. 퍼거슨 감독은 매트 버스비 감독(1945∼1973년) 이후 한동안 ‘술주정뱅이팀’으로 불리던 맨유를 개혁해 세계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다. 유소년팀을 만들어 ‘될성부른 유망주’를 키웠다. 데이비드 베컴,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게리 네빌 등은 퍼거슨 감독이 만들어낸 스타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 등 다른 팀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선수도 끌어들였다. 해외 선수도 팀 전력에 도움이 된다면 큰돈을 주고 영입했다. 2005년 영입한 박지성은 맨유의 심장으로 성장했다.
○ 맨유에서 월드 스타 된 박지성
2005년 7월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맨유로 이적한 박지성은 122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넣으며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했다. 유럽 한 팀에서 100경기 이상을 뛴 선수는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바이엘 레버쿠젠) 이후 두 번째다. 거스 히딩크 전 에인트호번 감독은 “박지성이 맨유에 가면 한국에 맨유 유니폼을 팔아먹는 도구밖에 안 된다”고 이적을 만류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2005∼2006시즌 2골 6도움, 2006∼2007 시즌 5골 2도움을 기록하는 등 성장을 거듭했다. 2007년 4월 부상을 당해 지난시즌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 다시 리그와 FA컵,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4골 2도움으로 부활했다. 5년간 12골 12도움으로 ‘퍼거슨의 아이들’의 한 축을 담당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