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는 두명의 ‘복덩이’가 있다. 첫번째 복덩이는 고졸 신인 안치홍(19·사진)을 두고 하는 말이고, 두번째 복덩이는 4월 중순 LG에서 이적한 뒤 중심타선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상현(29)을 일컫는다.
15일엔 ‘두번째 복덩이’가 홈런 두방으로 2008년 조범현 감독 부임 이후 팀의 첫 5할 승률 달성에 주춧돌을 놓더니 17일엔 기다렸다는 듯 ‘첫번째 복덩이’가 일을 냈다. 안치홍은 SK와 더블헤더 제1·2경기에서 불같은 방망이로 5할 승률 아래로 다시 떨어질 뻔한 팀을 구했다.
안치홍은 3-4로 진 제1경기에서 상대 선발 김광현에게 4회 2점포를 쏘아올리는등 4타수 3안타의 화력쇼를 펼치며 3점을 홀로 해결했다. 제1경기에서 8번으로 나섰던 그는 제2경기에서 2번 타자로 격상됐고, 한번 달아오른 그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1-1 동점이던 5회초, 1사 2·3루. 거침없는 루키의 힘은 또 한번 폭발했다. 상대 선발 전병두의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왼쪽 폴 안쪽에 떨어지는 3점포(시즌 4호)로 연결시켰다. 1차전 패배로 5할 아래로 또 떨어졌던 승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의미있는 한방이었다. 활화산처럼 타오른 ‘무서운 신인’은 곧이은 7회 다음 타석에선 큼지막한 중월 3루타까지 생산했다. 연속경기 두 게임 성적은 9타수 5안타(2홈런)에 6타점.
“경기 전 황병일 코치님으로부터 마음 편하게 먹고 단순하게 생각하라는 조언을 들은 게 큰 힘이 됐다”는 안치홍은 두 번째 홈런에 대해 “원아웃이고 해서 외야 플라이를 친다는 생각으로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운 좋게 슬라이더에 타이밍이 맞았다”고 밝혔다. 안치홍의 서울고 재학시절부터 그를 눈여겨보다 신인 2차 1지명으로 투수 대신 내야수인 그를 과감히 지명했던 조범현 감독은 흐뭇한 미소와 함께 “치홍이의 홈런이 2차전 승리의 결정적인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학|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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