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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서 4년… 진화하는 박지성 “당당한 우승 주역”

입력 | 2009-05-18 08:31:00


올시즌 부상 복귀후 주전경쟁 압도… 25경기 출장에 교체는 단 4차례 뿐

3월 맨체스터 캐링턴훈련장에서 박지성을 만나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계속해서 팀에서 좋은 선수로 남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좋은 선수의 정의가 뭐냐”고 되묻자 “지금 가지고 있는 기량보다 더 나은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팀 성적은 좋아지고 개인기록 등 부수적인 결과물도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2005년 7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하며 한국축구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박지성은 그 동안 얼마나 발전했을까. 4년 간 EPL에 남긴 발자취를 차근차근 뜯어보면 그가 목표로 했던 것들이 어느 정도 이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부상 등으로 온전히 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던 2006-2007, 2007-2008시즌을 제외하고 데뷔 시즌(2005-2006)과 올 시즌 기록을 비교해 보면 그 진화의 양상은 더욱 뚜렷하다.

○월등히 높아진 선발 비율

2005년 8월 데브레체니(헝가리)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스리그 3차예선을 통해 맨유 데뷔전을 치른 박지성의 첫 시즌은 화려했다. 에버턴과의 리그 개막전에서 선발 출장한 것을 비롯해 리그 38경기 가운데 34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2006-2007시즌과 2007-2008시즌은 부상 등의 이유로 입지가 좁아지며 리그의 절반 정도만 소화했다. 특히 2007년에는 1월 애스턴 빌라전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뒤 3월 말까지 5경기에서 5골 2도움을 올리는 폭발적인 활약을 보이다가 돌연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해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박지성의 활약상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작년 6월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다가 오른쪽 무릎에 이상 증세를 보이며 그 후유증으로 시즌 초반 11경기(프리매치 포함)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9월 첼시 원정에서 시즌 마수걸이포를 터뜨리더니 이후에는 줄곧 주전경쟁에서 앞서갔다. 특히 입단 첫 해에 비해 질적으로 성장한 점이 눈에 띈다. 첫 시즌에는 선발과 교체의 비율이 거의 2:1에 가까웠지만 올 시즌은 25경기 출전에 교체가 불과 4차례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 무릎 부상이 아니었다면 훨씬 더 많은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것도 가능했다.

○강팀과의 경기에 늘어난 출전횟수

박지성의 약점 중 하나는 강호들과의 맞대결에서 출전 기회가 적었다는 점이다. 첫 시즌에는 빅3(첼시, 리버풀, 아스널)와 6차례 맞대결에서 선발로 2번, 교체 3번 출전했고 1경기에는 결장했다. 2006년 4월 아스널전에서 EPL 데뷔골을 터뜨린 것을 제외하면 3경기 교체 출전은 모두 후반 중반 이후였다. 특히 2005년 9월 18일 리버풀 원정에서는 후반 47분 투입돼 공 한 번 만져보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나온 적도 있었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았다는 방증. 첫해 출전한 UEFA 챔스리그 6경기 모두 후반에 교체로 들어간 것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완전히 달라졌다. 오히려 중요한 고비 때마다 퍼거슨의 부름을 받는 경우가 잦아졌다. 맨유가 빅3와 가진 6차례 맞대결에서 박지성은 시즌 초반 리버풀전을 제외한 4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그 중 2차례 풀타임을 뛰었고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챔스리그에서는 높아진 그의 위상을 더욱 확연히 알아볼 수 있다. 올 시즌 출전한 8경기 가운데 4경기가 선발이었다. 특히 6일 아스널과의 준결승 2차전에서는 팀의 결승행을 이끈 선제골을 터뜨리며 ‘챔스리그의 사나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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