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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 野]‘연속경기 부활’ 누굴 탓해야 하나

입력 | 2009-05-19 02:55:00


말 많던 월요경기가 폐지됐습니다. 대신 연속경기가 등장했습니다. 현장에서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따가운 화살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향합니다. ‘현장을 무시한 오락가락 행정’이라는 겁니다.

지난해 12월 각 구단 감독(롯데는 박영태 수석코치)이 모였습니다. 6명이 경기 수를 늘리지 말자고 했습니다. 월요경기는 전원이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올 1월 이사 간담회에서는 단장회의의 결정에 따라 133경기, 월요경기 등의 실행을 확정했습니다. 현장(감독)과 프런트(단장)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통산 기록과 관중 증가 등 마케팅을 생각하면 구단 입장에선 ‘현장을 무시한’ 133경기가 제격이었습니다.

결국 지난달 27일 SK와 히어로즈가 월요경기를 했습니다. 한 경기였지만 반대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차라리 연속경기가 낫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바꿨더니 이제 ‘오락가락 행정’이라 비난합니다.

133경기, 무승부 인정 등은 대회요강 1조에 적혀 있습니다.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순연된 경기를 어떻게 소화하느냐는 바꿀 수 있는 운영상의 문제입니다. 대회요강 5조는 ‘연기된 경기는 필요시 더블헤더를 거행할 수 있다’고 명시해 놨습니다. 팬들과의 약속을 시즌 도중 바꾼 것은 잘못이지만 ‘원칙’이 무너졌으니 경기 수와 무승부 방식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은 논리의 비약입니다.

연속경기는 원년부터 있었습니다. 2003년에는 53경기나 이렇게 열렸습니다. 월요경기와 공존한 경우도 5년이나 됩니다. 특히 133경기라면 불편하지만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나중으로 미뤘다 행여 ‘초겨울 잔치’가 되면 누가 책임을 질까요.

KBO를 옹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거의 매년 제도가 바뀌는 것은 중심을 잡지 못한 KBO 탓이 큽니다. 하지만 최근의 우천 취소 경기 처리 방식에 대해서는 KBO가 지나친 비난을 받는 것 같습니다. 18일 월요일에 4경기가 한꺼번에 열렸다면 현장에서 뭐라고 했을지 궁금합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