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얻을 수 있다면 ‘대기록’이 아닐 터. 그래도 LG 박용택(30)에게는 참 얄궂은 상황이다.
그는 17일 히어로즈와의 목동 더블헤더 1경기에서 단타-홈런-2루타-단타를 차례로 때려냈다. 3루타 하나만 남은 사이클링히트의 기회. 이후에도 타석은 두 번 더 돌아왔다. 하지만 7회에는 볼 네 개가 연속으로 날아왔고, 9회에는 고려대 3년 선배인 송신영의 볼에 몸을 맞았다. 모처럼 잡은 찬스도 그렇게 날아갔다.
유독 사이클링 히트와는 인연이 없던 그였다. 2003년 5월15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단타-홈런-2루타를 기록한 후 마지막에 안타를 치고 3루를 밟았지만, 수비 실책이 겹쳤다는 기록원의 판정 때문에 없던 일이 됐다.
올 시즌에도 그랬다. 지난 1일 잠실 히어로즈전에서 홈런과 3루타까지 다 쳐 놓고도 2루타 하나가 모자라 실패했다.
하지만 박용택은 담담했다. “좋은 볼이 안 올 거라고 생각했기에 아깝지 않았다. 그렇게 좋은 기록이 나오고 나면 그 다음부터 잘 안 풀리는 경우도 많아서 차라리 잘 된 건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오히려 “최근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어서 다행이다. 매 타석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젠가 기록을 세울 날이 올 것”이라며 아쉬움을 달랬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화보]히어로즈, LG 와 연장승부 끝 9연패 악몽 탈출
[화보]‘소녀시대’ 수영의 시원시원한 시타
[관련기사]두산 신예투수 홍상삼
[관련기사]선발 박명환·마무리 봉중근? LG ‘4강 마운드’ 해법 고심
[관련기사]야구구장 현대화 지자체가 앞장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