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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캐리비안 베이 ‘2%의 아쉬움’

입력 | 2009-05-20 11:58:00


삼성 에버랜드가 자랑하는 사계절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를 15일 찾았다. 지난 1일 예년보다 한달 여 앞서 일찌감치 야외 시설을 개장하고, 손님맞이에 나선 모습이 궁금했다.

전면 개장은 아니었지만 상당 수 물놀이 시설이 오픈했고, 간혹 빗방울이 떨어지는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물놀이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즐거웠다. 지난해 신규 시설 ‘와일드 리버’를 오픈 해 놀 거리를 다양화한 점은 이용객들에게 높은 점수를 샀다.

그런데 실내로 들어오자 한 가지 아쉬운 면이 눈에 들어온다. 비좁은 라커룸과 샤워 시설이다. 캐리비안 베이의 물놀이 시설에 대한 이용객의 만족도는 높은 반면 부족한 샤워 시설은 그동안 불만을 샀다.

도대체 샤워기가 몇 개 길래 이런 소리가 나오는 걸까. 이용원 전 브랜드 홍보팀장에게 물었다. “특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 와일드 리버를 오픈하고 라커수를 늘리면서 샤워 부스도 늘렸다. 수치는 정확히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샤워기의 개수를 직접 세 봤다. 실내 남자 라커룸 I의 경우 라커수는 360개에 샤워기는 10대, 라커룸 II는 라커수 774개에 샤워기는 19대만 있다. 실외 샤워 시설은 실내와 비교하면 상황이 낫다.

실내와 실외를 합친 샤워기 숫자는 총 466개. 캐리비안 베이는 인원 제한을 한다. 수용 인원은 1만8000명이다. 사람이 몰리는 여름 시즌이나 주말에는 샤워하는 일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여름에 친구와 함께 캐리비안 베이에서 물놀이를 한 뒤 다시는 가지 않는다는 직장인 김지혜 씨(25)는 “샤워기 수가 적어 불편했다. 샤워하기 위해 30분 넘게 줄을 섰다. 캐리비안 베이는 내부 시설에 투자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캐리비안 베이는 지난해 수십 억원을 투자해 와일드 리버를 오픈했다. 이용객을 타 워터파크에 뺏기지 않고, 매출을 증대하려는 기업의 당연한 논리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이용객의 니즈가 가장 높은 샤워 시설을 증설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캐리비안 베이의 야외 시설에 대한 이용객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몰리는 인파에서 충분히 이를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마무리가 다소 아쉽다. 즐거운 물놀이 후 제대로 씻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이들이 갖는 캐리비안 베이에 대한 인상은 좋을 리 없다.

다행스러운 건 삼성에버랜드가 소비자의 소리에 귀를 더욱 기울이려고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최근 조직을 정비하고 기업 가치 극대화와 이용객 만족도 높이기에 나서려는 모습이다.

오픈한지 14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에 대해서는 점차적으로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삼성에버랜드 측은 말한다.

소비자에게 더욱 높은 만족감을 이끌어 내는 캐리비안 베이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용인 | 이길상 기자juna1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