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금융특집]해결사 ‘펀드랩’이 도와드립니다

입력 | 2009-05-21 02:56:00


《주식시장이 다시 꿈틀대면서 펀드에 작별을 고했던 투자자들의 마음이 다시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판매되는 펀드만 9000여 개. 어떤 펀드를 골라야 잃었던 돈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일반 투자자들은 갑갑하기만 하다. 투자처를 정하는 것부터 고민이다. 투자처를 정한다 해도 어느 운용사 펀드의 성적이 좋은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증권사들은 이럴 때 펀드 선택 고민을 덜어주는 상품으로 ‘펀드랩’을 추천했다.》

펀드 투자 3가지 고민을 한꺼번에 싹∼

이펀드 저펀드 맘대로 이동하며

전문가가 알짜상품만 골라 투자

○ 펀드랩으로 맞춤형 자산관리

펀드랩(Fund Wrap)이란 증권사에서 맞춤형 자산관리를 도와주는 ‘랩 어카운트(Wrap Account)’ 상품의 일종이다. 랩 어카운트 계좌에 가입하면 증권사 랩 매니저가 고객이 맡긴 자산을 주식, 채권 등에 적절히 분산투자해 수익을 올린다. 펀드랩은 이 투자금을 주식이나 채권이 아닌 여러 펀드에 분산 투자한다는 것이 랩 어카운트와의 차이점이다.

펀드랩의 장점으로는 전문가가 펀드 선택과 자산배분을 도와준다는 점 외에 여러 펀드 간 갈아타기가 가능하다는 점도 있다. 여러 펀드를 갈아탈 수 있다는 점에서 ‘엄브렐러펀드’와 비슷하지만 엄브렐러펀드는 한 운용사에서 만든 펀드만 선택할 수 있다는 것과 달리 펀드랩은 여러 운용사 펀드 가운데 가장 성과가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더 넓다. 과거 랩 상품은 최소 가입금액이 보통 1000만∼1억 원대였지만 최근 나온 일부 펀드랩은 가입금액 문턱이 낮아져 최소 10만 원부터 가입이 가능한 것도 있다.

펀드랩에 가입하면 여러 펀드에 동시에 가입하는 셈이지만 수수료는 한 번에 낸다. 보통 투자금액의 일정 비율을 랩 보수(Wrap Fee)로 내며 펀드의 투자신탁보수를 추가로 내기도 한다. 중간에 증권사에서 펀드를 교체해도 따로 추가 수수료를 내지는 않는다. 대신증권 정재중 토털서비스 추진부장은 “펀드랩은 좋은 펀드를 랩 매니저가 알아서 적절하게 분산투자를 해주는 자산관리계좌”라며 “펀드 선택의 고민과 자산배분의 어려움, 펀드 교체의 번거로움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 고객 성향별 맞춤 투자

각 증권사는 펀드랩의 기본 특성이 자산관리라는 점에 착안해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는 펀드랩 상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주식의 일임 운용 계좌라는 기존의 랩 어카운트의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 Honors SMA’를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이중 ‘삼성 SMA 펀드랩’은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각 상품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게 고위험, 저위험 자산의 비율을 조절한다.

우리투자증권이 판매하는 ‘옥토랩 펀드형’ 상품도 투자 성향별로 분류돼 있다. 이 펀드랩은 투자성향과 자산배분 비중에 따라 △안정투자형 △균형투자형 △공격투자형 등 3가지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투자 유형에 따라 목표 수익률이 다르며 투자자는 계획한 수익률과 본인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최소 가입금액은 5000만 원이다.

선진국-신흥시장 넘나들며 투자 ‘해외 펀드 전문 펀드랩’도

○ 해외 분산 투자도 한번에

해외펀드 투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일반 투자자가 해외 시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다. 증권사들은 해외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묶어 펀드랩으로 내놓고 있다. 각 증권사는 회사 내 리서치 조직과 연계해 해외 투자정보를 수집하고 펀드 투자 비중을 정기적으로 조절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펀드랩 상품으로 ‘부자아빠 알짜포트폴리오’를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과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펀드로 투자 범위를 넓혔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이 상품에 대해 “국내외 다양한 투자자산을 시장상황에 맞춰 운용하기 때문에 투자 대상의 쏠림 현상을 방지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펀드랩은 자산배분회의와 자산선정회의 등 운용회의를 통해 시장상황에 따라 자산별, 지역별, 국가별, 비중을 조절한다.

동양종금증권의 펀드랩 상품인 ‘동양 월드드림 I형’은 인도, 중국, 일본 등의 해외펀드에 자산의 60%, 국내 주식펀드에 30%, 아시아-퍼시픽 소비재 등 섹터펀드에 10%를 투자하는 상품이다. 동양종금증권 고객자산운용팀은 펀드담당부서와 글로벌 자산배분 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투자펀드를 선정한다. 이 과정을 거쳐 선정된 10∼15개 펀드는 1개월 단위로 점검을 받고 재조정된다.

동양종금증권 측은 “글로벌 자산배분 위원회의 해외투자 전문가가 리서치를 통해 최적의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해외 증시 변화에 따른 체계적이고 탄력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에서 판매하는 ‘대신 부자베스트 펀드랩’은 탁월한 운용성과를 보이는 우량펀드를 골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며 6개월에 한 번씩 편입 펀드를 재조정한다. 국내외 수익률 상위 펀드에 투자하는 ‘마켓 리더 시리즈’와 국내 스타일 펀드와 해외 신흥시장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포커스 시리즈’가 있다. 거치식의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 원이며 적립식은 30만 원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