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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굴업도 이번엔 천연기념물 지정 논란

입력 | 2009-05-21 06:46:00


문화재청 결정에 옹진군 “관광단지 조성 필요” 강력 반대

정부가 1994년 핵 폐기장 후보지로 선정해 들썩였던 인천 옹진군 굴업도. 섬 전체 토지 가운데 99% 가까이 소유한 CJ그룹 계열사가 대규모 휴양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에는 천연기념물 지정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재청이 굴업도 공유수면 일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자 옹진군이 반대하고 나선 것.

20일 문화재청과 옹진군에 따르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는 2월 옹진군 덕적면 굴업리 산1, 6 일대 공유수면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 소속 전문가들은 굴업도를 답사한 뒤 천연기념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일명 토끼섬으로 불리는 이 일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섬 주변 500m 이내에서는 일체의 개발행위가 금지된다.

하지만 옹진군이 문화재청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군은 토끼섬의 천연기념물 지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현재 백령도 사곶과 콩돌해안 등 5개의 천연기념물이 지정되면서 주변 개발이 되지 않아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로 막고 있다는 것.

옹진군은 현재 토지조서와 도면 등 기초자료를 문화재청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이 옹진군과 협의하고 있지만 자치단체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천연기념물 지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2007년 4월 굴업도에 해양리조트, 호텔, 워터파크 등을 갖춘 휴양관광단지인 ‘오션파크’를 조성하겠다는 사업제안서를 옹진군에 제출했다. 2012년까지 2564억 원을 들여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비롯해 호텔, 해양리조트, 마리나, 워터파크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

재정자립도가 28.8%에 불과한 옹진군은 이 사업을 가로막는 천연기념물 지정을 환영할 수 없는 입장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옹진군 관내 천연기념물이 많지만 정부가 지정만 해 놓은 채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성화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지원책이 전무한 상태”라며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이 되고 고용 창출이 예상되는 휴양관광단지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