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미디나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 한마디로 굴욕과 가학의 극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벌칙은 점점 강도가 세지고 개그의 소재 역시 처절하기까지 한 실정이다. 도가 지나쳐 정말 거북하고 짜증마저 난다.
예를 들어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들에게 ‘진짜 팥빙수를 먹고 있는 사람을 찾아라’라는 미션을 수행하도록 한 뒤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출연자가 모두 소금 팥빙수를 먹게 했다. 소금 팥빙수에다 초콜릿 시럽을 빙자한 춘장 소스까지 곁들여 놨다. 아무리 게임이고 재미를 위한 장치라고 하지만 소금을 과다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은데 소금에 짠 춘장까지 섞어 놨으니 그야말로 시청자 웃기려다 개그맨 잡을 수준이었다. 그뿐 아니다. 빨래집게로 얼굴 많이 집기, 삶은 계란 이마로 깨기 같은 소재는 기본이다. 심지어 롤러코스터를 타며 자장면을 먹은 개그맨도 있었다.
아주 맵거나 역겨운 음식, 독한 냄새가 나는 음식으로 출연자들을 괴롭히고 억지웃음을 짓게 하는 가학적인 프로는 적절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
이영애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