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명세표라도 보여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직원은 마해영 Xports 해설위원의 회고록 ‘야구본색’을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회고록에서 ‘KBO는 야구선수 평균 연봉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다’는 부분이 전혀 사실과 달랐기 때문이다. 입사 10년차 중고참인 그의 연봉은 약 4000만 원. 올 시즌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은 8417만 원이다.
KBO 이상일 운영본부장은 “KBO 직원 20여 명 가운데 선수 평균 연봉보다 많은 돈을 받는 사람은 고위 간부 2명뿐”이라고 말했다. ‘심판 연봉은 박봉’이라는 지적도 틀렸다고 한다. 현역 심판 가운데는 이미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이 2명이나 있고 대부분이 5000만∼7000만 원 수준이라는 것.
회고록에서 KBO는 문제 집단으로 묘사됐다. 예컨대 ‘KBO가 얼마나 돈을 갖고 얼마나 쓰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묻지 않는다.… 엄청난 예산을 집행하면서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한 부분이 전혀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KBO는 매년 8개 구단 사장이 참석하는 이사회에서 예산 결산 심사를 받는다고 반박했다. 자체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사업도 거의 없다. 올해는 처음으로 자체 감사까지 해 투명성을 검증받았다.
이 본부장은 “일부 직원이 회고록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소송이라도 하자고 했지만 그만뒀다. 괜히 책 홍보만 해주는 셈이 되지 않을까 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고록에 ‘선발 투수 100개의 비밀’ ‘한국 스포츠의학의 현 주소’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던데 왜 예민한 부분은 사실 확인을 안 했는지 모르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