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鄕黨’편의 마지막 章이다. 첫 두 구절은 눈앞 광경을 묘사하되 ‘시경’에 빠진 시나 옛 속담을 이용한 듯하다. 공자는 꿩이 사람의 기색을 살피고 날아올랐다가 다시 나무에 앉는 광경을 보고 꿩도 時中(시중)에 맞게 행동한다고 칭송했다. 그런데 자로는 꿩을 요리해 올렸다. 공자는 차마 거절할 수 없어 세 번 냄새만 맡고는 일어나셨다.
色斯擧矣의 色은 기색을 살핀다, 斯는 이에, 擧는 날아오른다 이다. 翔은 빙 돈다는 말이다. 集은 나무에 새가 모여 있음을 나타내는 會意字(회의자)다. 曰 이하의 두 구절은 공자의 말이다. 山梁은 산 계곡에 걸쳐 있는 다리, 雌雉는 암꿩이다. 時哉時哉는 행동이 때에 맞음을 예찬한 말이다. 정약용은 사냥꾼이 다리 쪽으로 가는 것을 본 공자가 꿩이 날아가야 할 때라고 염려한 말이라고 보았다. 子路共之의 共은 붙잡는다는 뜻의 拱執(공집)이다. 三嗅의 嗅(후)는 냄새 맡다 이다. 날개 편다는 뜻의 a(격)으로 보는 설도 있다.
마지막 두 구절은, 자로가 꿩에게 먹이를 주자 꿩이 세 번 냄새 맡고 날아갔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꿩이 욕심 내지 않는 모습을 묘사하여 공자가 利祿(이록)에 淡白(담백)함을 은유했다고 보는 것이다. 대개 이 章은 시적 묘사와 스토리를 통해 時中의 德을 말했다. ‘述而’편에서 공자는 “용지즉행(用之則行), 사지즉장(舍之則藏)”이라 했다. 세상에 나가 이상을 실천함과 숨어살며 덕을 수양함이 모두 自由自在하다고 말했다. 나는 과연 進退動作(진퇴동작)이 자유자재한 참 주체인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