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마트에 갔더니 ‘계란이 한 판에 1000원’ ‘ONE+ONE’ ‘최저 가격으로 할인’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농산물코너에는 덤으로 주는 호박, 1L짜리 우유마다 붙어 있는 200mL 작은 우유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이 북적거렸다.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 농민이 피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이 이런 미끼상품으로 전락해서 덤으로 나가는 일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우리 계란 호박 우유가 그렇게 값싸고 하찮은 농산물이 아닌데 미끼상품으로 팔릴 경우 농민만 엄청 골탕을 먹는다. 농산물은 일반 공산품처럼 가격결정권이 거의 없다. 그야말로 현지에서 농산물을 구매하는 업자 손에 달려 있다. 대도시 대형 마트에서 미끼상품으로 가져다가 쓰려면 현지에서 아주 싼값으로 가져올 수밖에 없다. 당장 씨앗 값과 인건비조차 건지기 어려운 농민은 이런 돈이라도 만지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낮은 가격에 팔 수밖에 없다.
이충한 대구 동구 검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