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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공연계 ‘극적인’ 이벤트로 관객 유혹

입력 | 2009-05-28 02:59:00

쌀 한 톨이라도 가져오는 관객들에게 공연 티켓 60%를 할인해 주는 연극 ‘삼도봉미스토리’. 사진 제공 연극열전


맘마미아 →결혼축가 불러주기, 레인 맨 →비오는 날 30% 할인

대형 공연들이 잇달아 무대에 오르는 가운데 관객 모으기에 비상이 걸렸다. 티켓 가격만 내리는 단순 할인은 관객들에게 질 낮은 공연이라는 인상만 주기 쉽다. 이런 까닭에 공연계에서는 작품 내용에 어울리는 ‘극(劇)적인’ 이벤트를 속속 내놓고 있다.

6월 21일부터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 오르는 뮤지컬 ‘맘마미아’는 이벤트 기간(6월 8∼14일) 중 결혼하는 관객에게 배우들이 직접 ‘I do I do I do I do I do’를 불러주는 축가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곡은 극중 도나와 샘의 결혼식에 불렸던 노래로 김자경 이창원 이승조 등 앙상블 배우 14명이 관객의 결혼식에 찾아간다. 신시컴퍼니 최승희 팀장은 “2006년 모녀 관객 초청, 2008년 신부와 어머니 초청 이벤트에 이어 이번에는 배우들이 노(No)개런티로 할 수 있는 뭔가를 찾던 중 축가 이벤트를 고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청은 29일까지 홈페이지(www.mamma-mia.co.kr)에서 하면 된다.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연극 ‘삼도봉미스토리’도 쌀을 기부하면 60% 할인한 1만2000원에 공연을 보여주는 ‘미(米) 사랑 나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관객 중 쌀을 한 톨이라도 가져오면 관람료를 할인해 주는 것. 한 푼이라도 적게 내려는 관객들의 활발한 참여로 200kg 이상의 쌀이 모였다. 제작진은 모인 쌀을 서울시 지원 비영리 민간단체에 전달했다.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의 경우 할인을 받으려면 고구마가 필요하다. 고구마는 극중 인질로 잡힌 이순신 장군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는 소품. 제작사는 고구마를 가져오는 관객에게 티켓의 20%를 할인해 주고 있다. 관객들이 가져온 고구마는 장기간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당일 소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스태프들이 먹는다.

연극 ‘레인 맨’은 비 오는 날 현장에서 입장권을 살 경우 30% 할인해 주고, 극중 29세 동갑내기인 여성 3명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연극 ‘오월엔 결혼할거야’는 같은 나이인 1981년생 관객들에게 29% 할인해 준다. 뮤지컬 ‘빨래’ 제작진은 주인공인 몽골 이주 노동자 솔롱고와 비슷한 처지의 몽골인 소야르 바야르 씨와 그가 속한 의정부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직원들을 공연에 초대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