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상치 못한 돌발 사건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그래서 바닥을 친 뒤 올라가는 듯 보이던 국내경기에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것이 아닌지 건설인으로서 무척 염려된다.
하지만 전국의 건설인이 모이는 자리에서 가장 자주 듣는 얘기가 “그래도 인천은 좀 낫지 않으냐”는 것이다. 2003년 송도, 청라, 영종지구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뒤 각종 개발사업이 경제위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차근차근 추진되고 있는 인천의 건설경기 상황이 부럽다는 시각에서 나온 말이다.
요즘 송도국제도시는 출퇴근 시간에 차량 정체가 극심하다. 송도국제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천대교, 글로벌대학캠퍼스, 중앙공원,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동북아 트레이드타워 건설사업에 투입된 인력이 몰리면서 이 같은 정체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다소 불편을 겪기도 하지만 오후 8시까지 차량이 꼬리를 물고 서 있는 것을 보면 건설인으로서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적 경제한파 속에서도 인천만은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1994년 송도국제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갯벌 공유수면을 매립할 때 환경단체와 일부 시민의 강한 반대에 부닥쳤던 일이 생각난다. 당시 반대 논리에 떠밀려 갯벌 매립을 포기했다면 오늘의 송도국제도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계획과 이를 현실로 만들려는 강한 추진력이 송도국제도시의 씨앗을 뿌렸고, 지금 튼실한 거목으로 자라고 있다.
이렇듯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는 씨앗을 뿌려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런 씨앗 가운데 하나가 8월 7일 송도국제도시에서 개막해 80일간 열릴 인천세계도시축전이다. 바람직한 미래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도시개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도시축전은 해외 투자유치를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적 화두인 ‘신성장동력 엔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천엔 세계 최고 수준의 인천국제공항이 있고 거대 중국시장과 인접한 인천항이 있다. 인천은 성장잠재력이 무한한 도시다. 이 같은 도시브랜드를 세계인에게 알려 인천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를 시민들과 함께 기원한다. 우리 힘으로 만든 송도국제도시를 세계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도시축전은 한국의 건설력이 세계의 도시건설에 진출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황규철 대한건설협회 인천시회장 hwang28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