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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탄수화물 적색경보…밥만 많이 먹어도 고지혈증 걸린다

입력 | 2009-06-01 02:54:00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초기에 잡아야 합병증 막아… 혈액정화치료로 70%걸러

‘9분에 한 명씩 사망을 불러오는 원인은?’

2006년 대한만성질환관리협회가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답은 바로 ‘혈관질환’이다. 특별히 불편하거나 뚜렷한 증상 없이 ‘마른하늘에 날벼락’마냥 갑작스럽게 찾아와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기에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등 혈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의 시작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면서 생기는 고지혈증이다. 고지혈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 중성지방+콜레스테롤=혈액건강 비상

최근 한국인의 고지혈증이 심각하게 대두된 것은 중성지방 때문이다. 한국인의 콜레스테롤 평균 수치는 207mg/dL로 서구 국가에 비해 낮은 편지만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 서양인의 중성지방 평균 수치는 약 70mg/dL 정도인 반면, 한국인의 평균치는 130∼140mg/dL으로 2배 가까이 높다.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원인은 흰쌀밥, 라면, 국수, 등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은 식생활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뇌 세포구성과 활동, 신체가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보급하는 기능을 하지만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잉여 에너지가 생긴다. 잉여 에너지는 중성지방으로 변화된 뒤 체내에 저장된다.

과거에는 중성지방의 수치가 높아도 콜레스테롤의 섭취량이 낮았기 때문에 질환으로 발전될 만큼 심각하지 않았지만, 최근엔 콜레스테롤 섭취량까지 증가하면서 심각성이 대두됐다. 높은 수치의 중성지방에 콜레스테롤까지 과중돼 혈액건강에 비상이 생긴 셈이다.

○ 다주(多酒), 다연(多嚥), 비만이면 혈액검사 필수

고지혈증은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는 편이다. 몸이 무겁고 나른한 날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손끝, 발끝 등 신체 말단 부위가 저린 증상의 빈도가 높아지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별한 질병 없이 두통이 잦아도 의심해야 한다. 고지혈증이 심각하게 진행되면 동공에 하얀 테가 생기는 등 눈에 보이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고지혈증 진단은 혈액검사만으로 바로 여부를 알 수 있다. 평소 술자리가 많거나 흡연을 하거나 심각한 복부비만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당뇨, 고혈압 등의 질환을 갖고 있거나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검사가 필수다.

○ 혈액정화 치료로도 콜레스테롤 70% 이상 제거

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아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따라서 혈액을 깨끗하게 하면 수치는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금주와 금연은 필수다. 그 다음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통해 정상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피자, 햄버거, 치킨 등의 음식도 좋지 않다.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요리보다 삶거나 쪄서 먹는 요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과자, 아이스크림, 시럽 같은 단 군것질도 삼가야 한다.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해 잉여 에너지를 태워버림으로써 중성지방 수치를 낮출 수 있다.

고지혈증이 심해지면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복용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방법을 쓴다. 약물요법과 함께 혈액 속에 있는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혈액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좋다.

혈액정화센터를 운영하는 최윤정 닥터최의원 원장은 “혈액정화 치료는 혈액 속에 있는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70% 이상 제거해준다”면서 “혈액치료를 받으면 약물치료의 양을 절반으로 줄여도 치료효과가 뛰어나고 약물치료에 대한 합병증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지혈증은 질환 자체만으로 동맥경화, 뇌졸중, 뇌경색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하기 쉽기 때문에 가볍지만 위험한 질환이다. 합병증도 치명적이므로 예방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