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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스토리 ‘신데렐라 맨’ 시청률 부진

입력 | 2009-06-01 02:54:00


톱스타 권상우-윤아 내세우고도 7∼8%대 그쳐

MBC 수목드라마 ‘신데렐라 맨’(오후 9시 55분·사진)이 한 자릿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톱스타 권상우와 ‘소녀시대’ 윤아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과 28일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각각 8.3%와 7.8%였다.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SBS 드라마 ‘시티 홀’은 15.5%, 16.9%였다.

‘신데렐라 맨’의 약점은 진부하고 설득력 없는 이야기와 특징 없는 캐릭터다. 이 드라마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 형제를 다룬 현대판 ‘왕자와 거지’ 스토리가 뼈대를 이룬다. 권상우는 성격이 다른 쌍둥이 ‘이준희’ ‘오대산’의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맡았다. 이준희는 패션그룹 소피아 어패럴의 후계자이고, 오대산은 보육원에서 성장한 후 동대문 패션시장에서 성공의 꿈을 안고 살아간다. 드라마는 주변 인물들이 둘의 관계를 모른다는 가정 하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룬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초반부터 두 사람이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느끼지 못한다.

권상우의 1인 2역 연기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점도 극적 긴장을 떨어뜨리는 이유로 꼽힌다. 두 캐릭터는 재벌 3세와 평범한 청년 등 살아온 궤적이 다른데도 권상우의 연기에서는 그 차이가 뚜렷이 부각되지 않는다. 이준희가 지병으로 사망한 뒤 오대산은 소피아 어패럴에 들어가 이준희 행세를 한다. 재벌 3세가 된 오대산이 와인 마시는 법이나 테이블 매너, 승마, 외국어를 배우는 장면도 재벌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드라마는 또 패션업계를 배경으로 하지만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도 찾아보기 어렵다. 극중 디자이너로 등장하는 서유진(윤아)과 장세은(한은정)조차 자기 직업 세계보다는 오대산과 이준희 사이에서 헷갈리는 인물들로 나올 뿐이다.

5월 28일 방영분도 출생의 비밀 등 통속 드라마에서 되풀이되는 뻔한 스토리였다. 이날 방송에서 이준희 행세를 하는 인물이 오대산이라는 게 드러나지만 이준희의 할머니는 이를 알기 전 쓰러진다. 게다가 집사가 이준희의 이복형 이재민(송창의)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만, 후계 구도를 놓고 경쟁하는 재민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여느 통속극처럼 이복형제간의 갈등, 출생의 비밀 등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이런 스토리로는 스타 캐스팅의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신데렐라 맨’이 보여주고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