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1분기(1∼3월) 매출액이 5년 반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원가 부담이 늘면서 수익성도 크게 나빠졌으며 부채비율이 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분기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상장법인 1453개, 비상장법인 81개 등 총 1534개 기업을 조사해 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2003년 3분기 이후 5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부진하고 원가 부담은 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조사대상 기업의 1분기 매출액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포인트 하락한 4.7%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2.3%로 4.4%포인트가 떨어졌다. 1000원어치를 팔면 세금을 내기 전 23원의 이익밖에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하는 능력을 뜻하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1분기 787.3%에서 올 1분기 338.7%로 급락했다. 영업이익이 적자(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업체 비중도 31.0%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포인트가 늘었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이자보상비율 100% 미만)도 40.6%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포인트 늘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