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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탐관오리 들통난 사연도 황당

입력 | 2009-06-02 02:59:00


점쟁이가 자수하라고 해서…
뇌물통장 까먹고 이사하다…

‘점쟁이가 자수하라고 해서’, ‘돈을 숨겨놓았다는 것을 깜박 잊고 이사하는 바람에….’

중국 광저우(廣州)일보가 최근 수년 사이 처벌된 중국의 탐관오리들 가운데 범행발각 과정이 황당무계한 사연들을 1일 소개했다.

후베이(湖北) 성 바둥(巴東) 현의 관리는 자수하라는 점쟁이의 말을 믿고 10여만 위안(약 18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스스로 관계 당국에 털어놨다. 이 현의 다른 관리는 뇌물로 받은 돈으로 도박을 즐기다 자신이 이를 떠벌리는 바람에 덜미가 잡혔다.

허난(河南) 성 정저우(鄭州)의 한 관리는 무심코 쓰레기를 버렸다가 거액의 뇌물이 탄로 났다. 청소원이 쓰레기 속에서 주운 종이상자 안에 200여만 위안(약 3억6000만 원)이 든 통장 8개가 있었다. 주방에서 물이 새 들통 난 경우도 있다. 충칭(重慶) 시 우산(巫山) 현의 전 교통국장은 아랫집에서 천장에 물이 샌다고 신고하는 바람에 덜미가 잡혔다. 관계 당국이 윗집인 교통국장의 집에서 누수지점을 살피다 화장실 비밀장소에서 무려 1000만 위안(약 18억 원)가량의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정부의 한 국장은 집 철거를 앞두고 몰래 숨겨둔 47만 위안(약 8460만 원)이 든 통장을 깜박 잊고 이사했다가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철거반원이 통장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형사사건으로 조사받다가 부패까지 드러난 사례도 적지 않다. 하이난(海南) 성 완닝(萬寧) 시 전 부시장은 부인이 피살돼 조사를 받던 중 경찰이 그의 집에서 거액의 현금과 170여만 위안(약 3억 원)이 든 통장을 찾아냈다.

산둥(山東) 성 지난(濟南) 시의 한 고위 간부도 차량에 폭탄을 설치해 정부(情婦)를 살해한 혐의로 조사받다가 뇌물죄까지 발각됐다. 허난 성 정부의 고위 관리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다 사기꾼에게 걸려 200만 위안(약 3억6000만 원)을 사기당했다가 부패까지 드러났다. 이 밖에도 2008년 초 폭설로 한 재래시장의 지붕이 무너졌고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리 10명이 돈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