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년 역사 GM 결국 파산보호 신청
국내외 공장 5곳 정상 가동…해외판매는 사실상 중단
정부지원 없으면 쌍용차 전철…부품협력업체도 타격 예상
GM대우자동차가 일단 새롭게 태어날 ‘뉴 GM’에 포함됐지만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GM대우차에는 ‘뉴 GM’ 출범까지 앞으로 2, 3개월이 존폐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GM대우차는 1일 “GM대우차는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유지할 것”이라며 “국내 4개 공장과 베트남 비담코 생산공장은 국내외 수요에 맞춰 정상 가동하게 된다”고 밝혔다. GM대우차를 주축으로 GM이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경·소형차 개발도 예정대로 추진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파산보호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GM이 국내외 공장은 물론 판매망도 대폭 축소하면서 GM대우차의 판매는 사실상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완성차와 반제품을 합쳐 190여만 대를 판매한 GM대우차는 이중 90%를 수출했으며, 거의 전적으로 GM의 해외 판매망과 마케팅에 의존했다. 이 때문에 GM의 위기설이 나돈 지난해 말 이후 GM대우차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GM대우는 해외 판매와 마케팅을 거의 대부분 GM에 의존하고 있다”며 “GM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글로벌 판매가 급감하고, 이에 따라 GM대우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판매량 급감은 GM대우차의 자금난을 더욱 심화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차 사장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희망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자금 지원이 없을 경우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쌍용자동차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까지 나온다.
최악의 경우 GM이 GM대우차를 포기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GM대우차의 2대 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은 신규 자금 지원 조건으로 하이브리드카나 소형차 생산의 한국 내 생산을 내걸고 있다. 이는 GM이 GM대우차를 포기하고 소형차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에 대비해 안전판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자동차업계 한 전문가는 “GM이 GM대우차에 연구개발 기능을 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언제든 GM이 GM대우차의 기능을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GM대우차의 판매 급감은 부품 협력업체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미국 내 부품업체 중 GM에 납품하던 곳은 미국 정부가 보장하겠다고 했으나 미국 밖 기업들은 그 지원 범위에서 빠져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더 고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