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 스타 이수영(사진)과 테이.
마이크 앞에서 노래하던 모습이 친숙한 그들을 요즘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드라마에서 만나게 된다. 이수영은 KBS 2TV ‘그저 바라보다가’에서, 테이는 SBS ‘사랑은 아무나 하나’에서 각각 본격적인 정극 연기의 첫 발을 떼고 있다.
가수의 드라마 출연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니 새삼스런 모습은 아니다. ‘신데렐라맨’에서 주연을 맡은 소녀시대의 윤아나 ‘아이리스’에 캐스팅된 빅뱅의 탑을 굳이 꼽지 않더라도 요즘 드라마에 가수 1-2명이 출연진으로 포함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 됐다.
물론 이런 모습을 두고 일부에선 아직도 ‘가수는 모름지기 가창력으로 인정을 받아야지’든지, 아니면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하는데…’ 식의 못마땅한 시선을 던지기도 한다. 노래하는 모습보다 버라이어티에서 몸 개그를 펼치거나, 토크쇼에서 입담 자랑하는 게 더 잦은 일부 가수들을 두고 ‘본업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비꼬는 대중문화 칼럼도 여전하다.
그러나 이제 가수가 연기를 하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요즘 말로 ‘예능 본능’을 과시하는 걸 대단한 ‘변절’(?)처럼 몰아붙이는 고정관념 자체가 넌센스이다.
가수가 노래만 부르든, 아니면 노래 외에 연기나 개그를 넘나들든 그것은, 자신의 재주로 사람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전하는 ‘엔터테이너’로 선택하는 활동 방향일 뿐이다.
이제는 추억이 된 장궈룽(장국영)이나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는 유더화(유덕화) 리밍(여명) 장쉐어유(장학우)는 데뷔 때부터 노래와 연기를 같이 했다. 그렇다고 그들을 저우룬파(주윤발)이나 량차오웨이(양조위)처럼 연기에 주력한 배우들보다 낮게 평가하진 않는다.
오히려 가수의 변신을 바라볼 때 진짜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느냐’이다. 그런 점에서 변신의 이유가 적어도 ‘음반시장이 어려워서’, 또는 ‘노래 부를 프로가 적어서 나섰다’는 현실도피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 보여준 열정만큼 드라마나, 버라이어티에서도 전력을 다하는 ‘프로’라면, 그리고 덕분에 내가 즐겁다면 그 정도 ‘외도’는 언제든지 환영할 수 있다.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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