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붓고 열→ 관절염 의심
《발은 굳이 괴롭히지 않아도 매일 천문학적인 중노동을 반복하고 있다. 자신의 몸무게에 걷고 뛸때마다 3~6배로 늘어나는 무게까지 감당해야 한다. 발은 노동 강도가 높은 만큼 질환도 잘 생긴다. 일상생활에서 생기기 쉬운 발 질환과 치료법을 알아보자.》
갑자기 무리한 걷기-운동 땐 발바닥 힘줄 파열 위험
아킬레스건 부담 덜려면 뒤꿈치 높은 신발 피해야
○ 삔 발목 방치하면 인대 늘어나요
흔히 운동을 하거나 계단에서 내려오다 발을 삐끗할 때가 있다. 이를 발목 염좌라고 한다. 가장 흔한 것은 발목 관절의 바깥쪽 인대 손상으로 발목의 바깥 부위가 붓고 멍이 드는 경우다.
발목 염좌는 농구, 축구, 테니스 등 도약과 멈춤, 발목 뒤틀림이 많은 운동을 할 때 생기기 쉽다. 울퉁불퉁한 지면일수록 더욱 위험하다. 단순히 ‘삔 것’으로만 간주하고 방치하는데 초기에 제대로 고정이 안 되면 발목 인대가 늘어날 수 있다. 발목을 삐끗했을 때는 초기에 냉찜질이나 소염진통제, 부목 등으로 응급처치를 한다. 부상 정도가 심하면 병원에서 X선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해야 한다.
한번 발목을 삔 사람은 자주 삐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평소 발목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집이나 사무실 의자에 앉아 허공에서 다양한 각도로 움직여 주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평소 발바닥과 볼이 편안한 신발을 신고 운동할 때는 발뒤꿈치를 잘 감싸는 신발을 신는다.
○ 아킬레스건이 붓고 종아리 뒤쪽이 아파요
운동량이 적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아킬레스건염이 생길 수 있다. 아킬레스건은 뒤꿈치를 들어 올릴 때 강하게 작용하는 근육으로 체중의 10배 정도의 힘을 반복적으로 견딜 수 있는 근육이다. 아킬레스건염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아킬레스건 부위가 붉어지거나 열이 나면서 붓고 운동 전후 종아리 뒤쪽에 통증이 생긴다. 염증이 심해지면 발뒤꿈치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면서 세포가 죽는다. 죽은 세포는 순환되지 않고 힘줄에 박혀 있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될 수도 있다.
쿠션이 적당한 신발은 아킬레스건염 예방에 좋다. 아킬레스건의 부담을 줄이려면 발 앞부분보다 뒤꿈치가 12∼13mm 높고 발등 부위가 유연한 신발을 고르는 것이 좋다. 매일 적당한 운동을 하고 운동 전후에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킬레스건염이 생기면 운동을 쉬면서 냉찜질로 안정을 취한 후 증상이 완화되면 온찜질로 혈액순환을 시켜 준다.
○ 발목 관절이 아프고 열나요
오랜 세월 발에 누적된 부담이 퇴행성 변화로 찾아와 질환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
발목 관절염은 40대 이후에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서 생기기 쉽다. 발목 사이에는 물렁뼈가 있는데 이 뼈가 외부 충격이나 외상으로 닳으면 뼈끼리 부딪쳐 발목 관절에 염증이 생긴다. 관절에 통증이 있다고 무조건 관절염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붓거나 열이 동반되면 관절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발목관절염의 종류에는 류머티즘 관절염, 통풍성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초기 류머티즘 질환은 약물 치료와 특수 신발로 치료할 수 있으며 변형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통풍성 관절염은 바람만 스쳐도 아플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식이요법과 약물요법으로 치료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뼈, 근육, 인대의 퇴행화로 관절 기능이 손상되고 염증이 일어나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약물요법이 유용하며, 관절내시경, 발목고정술, 발목 인공관절 수술이 있다.
○ 높은 구두굽 때문에 발가락이 저려요
족저근막염은 전체 인구의 약 1%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족저근막염은 마라톤, 조깅 등 발바닥에 하중이 많이 실리는 운동을 할 때 발바닥 힘줄이 부분 파열돼 발바닥에 통증이 온다. 염증이 생기면 발바닥이 붓고 발바닥과 뼈가 만나는 곳에 통증이 온다. 심한 경우에는 걸을 수도 없다.
야외 활동이나 운동으로 발바닥을 오래 사용할 경우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발바닥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중년기의 퇴행성 변화로도 생길 수 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40, 50대 여성이 갑자기 무리하게 걷거나 운동을 하다가 잘 생긴다. 초기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편한 신발을 신고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 주면 호전될 수 있으나 만성으로 진행되면 체외 충격파 시술이나 족저근막 절개술을 받아야 한다.
앞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는 사람에게 흔한 질환으로는 지간신경종이 있다. 이 질환은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압박 받아 두꺼워져 발가락이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8∼10배 많이 생긴다. 굽이 높은 구두 때문에 발가락 신경과 주변 조직이 압박되는 것이 원인으로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도움말=김응수 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소장, 김형식 안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