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과민성장증후군? 왜?… 스트레스 - 음식이 주범
복통만큼 현대인을 괴롭히는 소화기 질환이 있다. 직장인의 결근 사유 2위이며 소화기내과 외래환자의 30%가 이 질환을 겪고 있다. 국내 인구의 5%가 현재 걸려 있고 70%는 매년 1회 이상 한바탕 앓는다. 바로 과민성장증후군이다.
꽉 막힌 도로에서 갑자기 배가 사르르 아프다면 틀림없이 과민성장증후군이다. 간밤에 먹은 술 때문에 다음 날 하루 종일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것도 이 병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직접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궤양성 대장염이나 대장암 같은 심각한 병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그러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병이다.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장 근육이 지나치게 수축하거나 운동을 하지 못해 나타난다고 추정할 뿐이다. 내시경 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도 어디가 문제인지를 발견할 수 없다. 병이라 부르지 않고 ‘증후군’이라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3배 정도 많고 35세 이전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환자는 줄어든다.
과민성장증후군이 있으면 복통뿐만 아니라 변비와 설사가 나타나기도 한다. 한 가지만 나타나기도 하고, 여러 증상이 번갈아 나타나기도 한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 느낌이기도 하고 배가 팽팽해졌다가 갑자기 대변이 마려워 발을 동동 구른다. 변에 점액질이 섞이기도 한다. 그러나 좀처럼 피가 섞여 나오지는 않는다.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치료법도 없다. 병원에 가면 약물과 식이요법, 운동요법을 병행한다. 완치도 어렵다. 증상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모든 치료법을 동원해도 5% 정도의 환자는 아예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
당장보다는 미래를 생각해 마음을 편안하게 먹어야 한다. 과민성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주범이 바로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장 안에서 음식물의 이동속도가 빨라진다. 대장 운동도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진다. 긴장을 완화하는 명상이나 단전호흡이 과민성장증후군의 증상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물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민성장증후군 환자 4명 가운데 3명 정도는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은 직후 증상을 보인다. 음식물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가스가 많이 만들어지는데 흡수가 더디게 이뤄지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치즈, 요구르트, 우유 등 유제품이 이런 음식에 해당한다. 밀가루 음식, 초콜릿, 알코올, 토마토, 옥수수, 양파, 쇠고기, 오트밀, 백포도주를 먹었을 때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조금씩 여러 차례 나눠 먹어 장에 자극을 덜어준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