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을 앞두고 2일 오후(현지시간) 두바이 알 와슬 주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평가전에서 박주영이 헤딩슛을 하고 있다. 연합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허정무호가 오는 6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과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을 대비해 치른 모의고사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새벽 두바이 알 와슬 주경기장에서 가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1위 오만과의 평가전에서 전후반 90분간 득점 없이 비겼다.
이로써 지난 2004년 2월14일 친선경기(5-0승) 이후 5년 만에 오만과 만난 한국은 상대 전적에서 3승1무1패를 기록하며 우세를 이어갔다.
비록 시원한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UAE전을 앞두고 주전멤버를 가리고 컨디션 조절에 초점을 맞췄던 허 감독에게는 최상의 시험무대였다.
프랑스 출신의 클로드 르 로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오만은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탈락, 최종예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 젊은 선수들로 팀을 리빌딩 중인 오만은 최근 걸프컵 우승과 2011년 아시안컵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중동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허 감독에게는 UAE와 색깔이 비슷한 오만이 최적의 상대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허 감독은 우선 최전방 투톱에 박주영(AS모나코)-이근호(주빌로 이와타)를 두고 좌우 측면 공격수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최태욱(전북)을 배치시켰다.
또 조원희(위건)과 김정우(성남)을 더블 볼란테로 세운 허 감독은 포백(4-back) 수비라인을 이영표(도르트문트)-이정수(수원)-조용형(제주)-오범석(FC사마라)으로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거미손’ 이운재(수원)에게 맡겼다.
경기 초반 박주영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를 앞세워 경기 주도권을 잡아갔다.
물샐 틈 없는 수비를 비롯해 박지성의 적절한 공수조율과 박주영-이근호 투톱의 날카로운 움직임 등이 한데 어우러졌다. 상대 문전 앞에서의 결정력이 아쉬웠지만, 조직력 부분에서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 수비 뒷공간으로 이어진 패스에 수비진이 한 번에 무너진 부분은 남은 기간 보완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허 감독은 후반 선수전원을 교체하며 본격적인 기량점검에 나섰다. ‘FC서울 3인방’ 기성용, 이청용, 김치우가 투입됐고, 수비라인도 김창수-김형일-김동진-이강진으로 재구성됐다.
특히 K-리그에서의 맹활약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병수(인천), 양동현(부산)도 박주영-이근호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아 국가대항전(A매치) 첫 출전의 기쁨을 맛봤다.
전반과 마찬가지로 후반에도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기록해가던 한국은 기성용의 안정된 볼 배급과 측면 공격수들의 빠른 돌파로 상대를 거세게 몰아 부쳤다.
파상공세가 이어지던 후반 39분. 한국은 절호의 득점 기회를 맞았다. 중원에서 기성용의 스루패스를 쇄도하던 배기종이 받아 슈팅을 날리려던 순간 상대 수비수의 거친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파울을 범한 알 무카히니에게는 경고 2회로 퇴장까지 명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허무하게 찬스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에서 활약 중인 알 합시 골키퍼의 두 차례 선방에 막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후 한국은 수적 우세를 앞세워 선취골을 뽑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렇지만 후반 유병수의 결정적인 헤딩슛과 몇 차례의 좋은 기회가 상대 수비수들의 육탄방어에 걸리는 바람에 결국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