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러기 할아버지’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할머니인 아내가 손자 손녀 양육을 위해 맞벌이하는 자식의 집으로 거주지를 옮기거나 집을 비워 홀로 남게 되는 남성 노인을 일컫는 말이다. 과열교육과 맞벌이 부부의 증가가 빚어낸 새로운 세태가 고령화 사회의 가속화와 맞물려 이런 용어를 만들어낸 듯하다.
한 사회단체가 조사한 내용에 의하면 맞벌이 직장인의 29%가 부모에게 자녀를 맡기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기러기 할아버지가 요즘 적잖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남성 노인들은 대체로 고령화에 따른 건강 악화와 경제적 어려움, 은퇴 후의 급격한 상실감 등으로 마음고생을 하는데 여기다가 ‘기러기 할아버지’ 신세까지 돼 버렸으니 그 외로움과 불면증이 상당히 심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살까지 생각해 본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기러기 할아버지들에 대해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맞벌이 부부가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며, 방과후교실을 확대해 아이들이 할머니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송은숙 인천 남동구 간석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