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배관공 “당첨” 헛소문에 ‘지옥같은 한 주’… “이젠 살았다”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다는 발표에 이렇게 좋아한 남자가 있을까. 3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케임브리지에 사는 배관공 데이브 서클링 씨는 최근 로또 추첨에서 1630만 달러 상금에 당첨된 사람으로 잘못 소문이 나면서 지옥 같은 한 주를 보냈다. 사람들이 길을 막고 질문 공세를 펴는 바람에 외출도 할 수 없었고, 기자가 찾아와 현관문을 두들기는가 하면 부동산 중개업자로부터 집을 사라는 전화를 수없이 받아야 했다. 심지어 오클랜드와 웰링턴에 사는 딸들도 아버지가 로또에 당첨됐느냐는 질문에 시달렸다. 서클링 씨는 “사람들에게 내가 아니라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를 구한 건 뉴질랜드 로또 위원회였다. 로또 위원회는 2일(현지 시간) 케임브리지에 사는 데이브 서클링이라는 사람이 로또 당첨자가 아니라고 확인하는 발표를 했다. 로또 위원회가 특정인이 당첨자가 아니라고 공식 발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서클링 씨는 “이제 내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뛸 듯이 기뻐했다. 1630만 달러의 실제 당첨자는 상금을 타가면서 익명을 요구해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