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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 與의원 전원 내주 청와대 ‘쇄신 만찬’

입력 | 2009-06-06 02:56:00


원희룡 “당 지도부 책임 거부할땐 행동 나설 것”

이명박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 초 한나라당 소속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기로 해 당정청 쇄신 논의의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는 겸허한 자세로 귀를 열고 듣고 있다”며 당청 회동을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당의 쇄신 요구에 귀를 닫고 있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면서 “이 대통령의 철학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며 항상 스스로 변화하고 개혁해야 한다는 것인데 왜 그걸 거부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18대 국회의원 총선 직후인 지난해 4월 22일 이후 두 번째다.

박희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번 만찬 회동을 계기로 당내 쇄신 논의가 인적 쇄신보다는 제도 개선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4일 의원연찬회 때 당 쇄신안에 대한 결론 도출에 실패함으로써 당 지도부 사퇴와 조기전당대회 개최에 대한 동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 그러나 만찬 회동을 계기로 사태가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쇄신을 주도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쇄신특위와 친이(친이명박) 소장파 의원들이 여전히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희룡 쇄신특위위원장은 이날 “당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거부할 경우 쇄신특위 활동을 즉시 끝내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변화를 위해 모든 것을 건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며 지도부를 계속 압박했다. 당 지도부가 만찬 회동 전에 쇄신안의 큰 가닥을 잡지 않은 채 이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돌출 발언이 이어져 사태가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이 쇄신 방안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밝힐지와 박근혜 전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할지도 변수다.

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당청 회동을 앞두고 쇄신안 조율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 긴급간담회에서 쇄신위가 공식문서로 된 쇄신안을 최고위원회에 회부하면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당 지도부는 거취를 함께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그리고 원천적인 화해 없이는 당이 한걸음도 못 나간다”면서 “이를 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