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첫 번째 홀에서 박상현 선수가 먼저 샷을 했고 볼이 떨어진 러프 지역도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네 번째 샷이고 보기로 막아 비길 수 있다고 봤다. 사실 (내)샷이 해저드에 빠지는 것을 보고 약간 흔들렸지만 정신을 차리고 공격적으로 샷을 했다.
2년 만의 우승이다. 군대 있을 때 어머님께서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행복은 더 크다’는 글귀를 보내주신 적이 있다. 언젠가는 다시 우승할 수 있을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했다. 다른 선수들이 우승하고 해외 진출하는 것을 보면서 힘들었지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 극복할 수 있었다.
경기 전 태릉선수촌에서 심리 상담을 받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예민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성격이고 이번 주 우승을 해도 다음주 또 우승해야 만족하는 선수라고 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여유를 가지라는 조언을 얻었다. 스스로가 멘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주에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군대있을 때 가지고 있던 사진을 봤다. 그것이 마음을 다잡는 힘이 되었다.
작년에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하고 올해 우승을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이 곳에서 열린 명지대 총장배 대회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다. 이 코스가 굉장히 인내심을 필요로 하고 더블보기를 해도 포기 안하면 기회가 찾아오는 코스다. 이번 시합에서는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2007년도에 손목 부상이 있었지만 그 해 말에 다 나았고 문제가 없었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훅이 나기 시작했고 시합이 잘 풀리지 않았다. 그것이 심리적으로도 연결됐고 자신감을 잃었던 것 같다.
지난겨울 동계훈련을 단체로 가서 심심풀이로 중·고등학생 30여명과 토너먼트를 했는데 중,고등 학생들에게 진 적도 있다. 농담처럼 얘기하지만 골프가 잘 안될 때는 그런 것도 심리적인 부담이 된다.
퍼트 그린에서 연습을 가장 많이 한다. 연습량이 다른 프로들에 비해서 많은 편이다. 연습을 안 하고도 자신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연습을 많이 해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잘 맞는 스타일이다.
나는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선수다. 몸이 힘들어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지난주에 최상호 프로가 ‘우승은 자기 플레이를 열심히 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지, 만들려고 애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억지로 만들려고 하면 포기하게 된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 말도 큰 힘이 되었다.
정리=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사진제공=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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