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시민증 받으러 訪佛
“中, 티베트에 사형선고”
프랑스를 방문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74·사진)가 중국 정부를 강력히 비판해 양국 관계가 다시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7일 보도했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12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폴란드에서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뒤 악화됐으나 올해 4월 런던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복원에 합의한 바 있다.
달라이 라마는 파리 명예시민증을 받기 위해 6일 프랑스에 도착한 뒤 공항에서 “티베트 소요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3월 이후 유서 깊은 국가(티베트)와 그 나라의 유산, 문화는 (중국 정부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강경책을 펴고 있지만 중국인은 이를 잘 모른다”며 “국제사회가 현지에서 제한 없는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라이 라마는 또 이날 티베트를 지원하는 프랑스 의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중국 정부가 티베트 시위를 폭동으로 폄하할 목적으로 현지 상점을 일부러 부수기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파리 시가 (달라이 라마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하면 다시 한번 중국인의 강한 반발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며 “이런 행위는 내정간섭”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 정부는 중국의 강한 반발에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은 “달라이 라마에 대한 명예시민증 수여와 중국의 국내 문제 개입은 다르다”고 해명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