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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남은티켓 어디로?] 남북동반 진출 허정무 손에 달렸다

입력 | 2009-06-08 08:47:00


北, 사우디·이란과 본선 놓고 각축… 한국, 남은 2경기 공교롭게 맞물려… 한국이 사우디 이란전 모두 이길 땐 사상 첫 남북동반진출 가능성 높아

사상 최초의 월드컵 본선 남북한 동반 진출은 이뤄질 수 있을까. 현재로선 한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가능성이 달라진다. 한국이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아시아 지역예선 B조에 할당된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은 2장. 상위 2개 팀에게 주어지는데, 현재 B조 순위는 한국이 1위(승점 14)이고, 북한(승점 11), 사우디(승점 10), 이란(승점 7)이 뒤를 잇고 있다.

7일 UAE를 꺾으며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한국은 한 장을 우선 챙겼다. 따라서 직행 티켓 1장과 3위에게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이 남아있다. 이를 두고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3개 팀이 각축을 벌이는 형국이다.

사실 한국이 본선에 선착한 것은 북한의 도움이 컸다. 북한이 이란과의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겨줌으로써 가능했던 결과. 반대로 북한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판이었다. 이겼다면 본선행이 쉬워질 수 있었지만, 아쉽게 비긴 것이다.

일정을 살펴보면 한국이 ‘최대 변수’라는 사실이 확연해진다. 한국은 2경기가 남아있다. 사우디(10일), 이란(17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사우디가 이길 경우엔 북한의 본선행 확률은 줄어들지만, 한국이 사우디를 꺾는다면 사우디의 승점은 여전히 10, 따라서 17일 사우디-북한전에서 최종 결판이 난다. 북한으로선 비기기만 해도 본선행을 바라볼 수 있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란도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10일 UAE전을 갖는데, 여기서 이기면 승점 10. 이란도 본선행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한국의 최종전 상대가 이란이기 때문에 한국이 이긴다면 북한에게는 절대 유리해 질 수 있다.

비기기만 해줘도 북한의 본선행 가능성은 높다. 3개 팀 모두 가능성을 가진 가운데 이래저래 얽혀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이번 최종 예선의 키는 한국이 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1966년 이후 44년 만에 본선행을 노리는 북한. 허정무 감독이 “이제는 북한도 함께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처럼 남북한이 사이좋게 남아공행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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