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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겸손 마케팅’… 공동구매 가볼까

입력 | 2009-06-09 02:54:00

현대백화점 미아점에서 여대생들이 졸업사진 촬영용 의상을 빌리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백화점


전세버스 쇼핑 투어에 상설 할인코너도 마련

백화점들이 위엄 있는 이미지를 버리고 ‘겸손’ 모드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불황으로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을 의식해서다.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가구와 주방용품 회사의 창고로 전세버스 쇼핑 투어를 기획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벤치마킹한 ‘공동구매(공구)’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기본. 그동안 의류 중심으로 진행되던 자선 바자회엔 1000원짜리 접시와 프라이팬도 나오고 있다. 백화점 매장 한편에는 이월상품 상설 할인코너까지 생겼다.

현대백화점은 10일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가구회사 ‘다우닝’의 전시장에서 창고 쇼핑 행사를 갖는다. 소파와 식탁 등 진열 상품을 30∼65% 싸게 살 수 있는 행사다. 올 3월 경기 하남시에 있는 선우실업으로 주방용품 창고 쇼핑을 시작한 이후 비슷한 행사를 6차례나 가졌다. 백화점에 ‘창고 개방전’이란 이름의 행사는 있었지만 직접 고객을 협력회사 창고로 데려간 건 이례적인 일. 결과는 대박. 지금까지 고객 1200명이 4억 원어치를 샀다.

현대는 온라인 쇼핑몰의 ‘공구’를 벤치마킹해 4월엔 ‘제1회 가정용품 공동구매’ 행사도 열었다. 침대 패드와 수저세트 등 생활용품을 품목당 100명 이상 신청하면 최대 59%까지 싸게 판 것. 현대 미아점은 대학생들에게 졸업사진용 옷을 빌려줘 폭발적 호응을 얻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바이어와 함께 ‘청풍명월’ 한우 상품의 산지인 충북 청주지역 농가를 방문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식품매장 구매고객 중 추첨을 통해 뽑힌 사람을 현지로 데려가 한우 시식 행사를 갖고 있다. 박봉규 롯데백화점 축산 담당 바이어는 “백화점 문턱을 낮춰 고객들에게 먹을거리의 생산 유통 과정을 보여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이월상품 할인 판매 매장인 ‘핫 존’을 올 2월 본점과 강남점, 죽전점에 열었다. 이곳에선 1만 원대 티셔츠와 5만 원대 재킷이 연중 판매된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