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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30대 꽃뱀에 당한 60대 재력가

입력 | 2009-06-09 02:54:00


“흥분제 사용 알리겠다” 협박해 돈 뜯어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갈비집. 오모 씨(52)는 평소 계모임을 통해 알고 지내던 재력가 장모 씨(68)를 불러냈다. 잠시 후 한 약장수가 식당에 들어와 ‘흥분제’를 판매하자 오 씨는 바람을 잡아 장 씨로 하여금 이를 구입하도록 했다.

때마침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서모 씨(30) 등 여성 2명이 합석했고 얼마 뒤 이들은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래방에서 여성들이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오 씨는 장 씨가 보는 앞에서 맥주에 흥분제 알약을 탔고 곧이어 모텔로 옮겨 성관계를 가졌다. 이어 장 씨의 파트너인 서 씨가 구토를 하자 오 씨는 “서 씨를 병원에 데려다 주겠다”며 장 씨를 귀가시켰다.

다음 날 오 씨는 장 씨에게 전화를 걸어 “서 씨의 오빠가 ‘여동생이 구토를 많이 해 검사했더니 마약 성분이 나왔다’고 했다. 큰일 났다”고 바람을 잡았다. 서 씨의 오빠는 “마약성 흥분제를 사용한 사실을 알리겠다”고 장 씨와 오 씨를 협박하며 합의금 1억5000만 원을 요구했다. 결국 장 씨는 치료비 명목으로 150만 원을 주고 나머지는 추후에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 씨와 서 씨 등은 한패였고 흥분제도 가짜였다. 오 씨와 서 씨 등이 짜고 장 씨를 속인 것이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8일 재력가들을 꾀어 꽃뱀과 성관계를 맺게 한 뒤 협박해 돈을 뺏은 혐의(특수강도 등)로 조모 씨(60) 등 5명을 구속하고 오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