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 확정
《정부가 8일 확정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당초 계획보다 사업규모가 대폭 커졌다는 점이다. 사업 대상이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에서 이들의 13개 지류와 섬진강으로 확대돼 사업의 공간적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강바닥을 준설하는 분량과 강에 설치하는 보(洑)도 크게 늘어났다.》
수질개선비 3조8837억 책정 “2급수 목표”
34만명 일자리-40조 생산유발효과 기대
정부는 앞으로 닥쳐올 물 부족과 홍수에 제대로 대비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결과 사업의 규모가 금액 기준으로 당초 계획보다 60%가량 커졌다고 밝혔다. 지자체들은 지역별 생태하천 조성과 노후제방 보강 등을 집중적으로 요청했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34만 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40조 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방 건설업체들이 공사에 일정 비율 이상 참여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어서 하반기에 공사가 시작되면 지방 경기를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섬진강과 4대강 지류도 본격 정비
마스터플랜은 사업의 범위를 섬진강과 4대강의 지류인 13개 주요 국가하천으로 크게 넓혔다. 한강은 북한강과 섬강, 낙동강은 남강과 금호강 황강 서낙동강 맥도강 평강천이 포함됐고 금강은 미호천과 갑천 유등천, 영산강은 황룡강과 함평천 등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모두 18개의 국가하천을 포괄하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가 됐다. 김희국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부본부장은 “여름철 집중호우 때는 본류와 합류하는 지류에서 홍수가 많이 난다”며 “본류만 정비한다면 문제를 반밖에 해결하지 않는 것”이라고 사업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섬진강은 홍수나 가뭄 같은 물 문제보다는 ‘세계적으로 깨끗한 자연하천’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구상에 따라 포함됐다. 섬진강은 지금도 보전상태가 비교적 양호하지만 일부 구간은 경작지 등으로 훼손돼 복원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2012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완료되면 섬진강은 물과 수초지대, 둔치, 습지 등이 어우러진 자연하천으로 변모하게 된다.
정부는 최근 섬진강 수량 감소로 이 지역 명물인 재첩 생산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강 상류에 댐을 쌓아 수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안도 2012년 이후 장기과제로 검토 중이다. 재첩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많이 자라지만 현재 섬진강 하구는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이 적어지면서 바닷물이 많이 역류해 재첩 서식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 수질 개선해 4대강을 2급수로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4대강 본류를 정비하는 ‘본사업’과 섬진강 및 4대강 주요 지류를 대상으로 한 ‘직접연계사업’, 문화·관광 활성화 등을 위한 ‘연계사업’으로 나눠 추진키로 했다. 본사업은 지난해 12월 계획이 처음 발표됐을 때보다 사업물량이 늘어나 사업비가 13조9000억 원에서 16조9498억 원으로 약 3조 원 증가했다. 당초 계획에는 없었던 직접연계사업에는 5조2504억 원이 배정됐다. 연계사업은 해당 부처가 장기 과제로 추진하도록 해 이번 총사업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새로 책정된 수질개선 사업비 3조8837억 원은 2012년까지 4대강 본류와 지류의 수질을 평균 2급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투입된다.
본사업 중 준설사업비는 지자체의 요구로 당초 2조6801억 원에서 5조1599억 원으로 증액돼 금액이 가장 많이 늘었다. 당초 4개를 계획했던 보는 16개로 늘어나면서 사업비가 114억 원에서 1조5201억 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생태하천 조성은 지자체들의 요구가 많았지만 비(非)도심지 구간을 상당 부분 제외하면서 사업비가 다소 줄었다.
한편 이달 발주되는 1차 공사는 올 10, 11월에, 10, 11월 발주되는 2차 공사는 내년 2, 3월에 착공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방의 중소건설사들이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의무 공동 도급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역 업체들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공정을 책임지는 턴키방식 공사에는 20% 이상, 일반 공사에는 40% 이상 참여하게 된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