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공권력 투입 ‘내부 지침’ 개정… 지난달부터 시행
노사분규 현장에서 불법행위가 벌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회사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거나 불법행위가 명백히 예상될 경우에는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는 근거가 최근 마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동안 파업현장에 불법 폭력행위나 장기간 업무방해, 체제 전복 기도와 같은 극단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 한해서만 최후 수단으로 공권력을 투입해 왔다.
8일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이 입수한 ‘노사분규 관련 경찰력 운용방안 개선안’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청은 파업 발생 때 공권력 투입 기준과 분규 유형별 대응 방안을 규정한 내부 지침인 ‘경찰의 노사분규 대응 방안’을 4월 개정해 5월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경찰청은 노사분규가 발생할 경우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는 기준을 종전의 다섯 가지에서 아홉 가지로 늘려 더욱 구체화했다. 노사분규 현장에서 인명 및 신체에 위해(危害)를 미치거나 회사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도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근로자들의 불법행위에 사후 대처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예방 차원에서도 선제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회사 측이 직장 폐쇄를 한 뒤 근로자가 사업장을 장기간 무단침입·점거해 시설주가 퇴거조치 및 시설보호를 요청한 경우도 공권력 투입 기준에 새로 포함시켰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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