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75% 이상이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하루에 최소 한 번 기상정보를 접한다. 날씨에 대한 일상적 관심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 날씨가 미치는 중요성과 가치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기상청의 예보가 빗나갈 때마다 사람들은 원망의 목소리를 높인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미래 세계에서는 기상현상을 1초도 틀리지 않게 예측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현실에서 기상현상을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 가능할까? 유감스럽게도 향후 수백 년이 지나도 불가능할 것이다. 기상예보는 앞으로 일어날 기상현상을 일정한 확률로 알리는 것이다. 100%의 확률로 확정하는 ‘확보(確報)’가 아니다. 지구를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이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면서 날씨 형성 과정에 영향을 끼친다. 기상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지구온난화로 기존의 기상패턴이 계속 바뀌어서 기상예보를 더욱 어렵게 한다. 물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에는 인간의 한계가 뒤따른다.
그렇다면 현재 예보 정확도가 85% 안팎인 기상정보를 더 가치 있게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실적으로 가장 현명한 방법은 주어진 정보의 확률 안에서 피해는 최소화하고 이익은 최대한 얻는 것이다. 비의 경우 보통 몇 %의 확률로 내릴 것으로 예보된다. 예를 들어 70%의 확률로 비가 온다는 기상정보가 있으면 비가 오지 않을 수 있는 30%의 확률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이처럼 기상정보는 예보를 확보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확률로 이익을 내는 게임이다. 그래야 기상정보가 더 가치 있는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
4월 예보개방 등을 주요 내용으로 기상산업진흥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미국과 일본처럼 민간 기상사업체의 기상예보를 접할 수 있다. 지금까지 예보를 기상청에서만 제공해 왔기 때문에 예보가 틀릴 경우 그 책임을 전적으로 기상청에 돌렸다. 앞으로는 개인이 민간 기상사업체를 선택할 수 있다. 기상정보를 쇼핑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제 다양한 기상정보에서 양질의 정보를 골라 가치 있게 쓰는 실력도 키워야 한다. 그래야 인간의 한계 내에서 기상 변화를 최대한 예측하고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