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신문 축구기자 레스터 밀스 씨 특별 기고
경기장 5곳 신축-5곳 증축
정부, 안전 대책 마련 최선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개막전은 내년 6월 11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립니다. 남아공의 월드컵 준비에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습니다. 남아공 내에서도 ‘과연 이런 빅 이벤트가 잘 치러질 수 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월드컵이 실패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쏟아내는 주장일 뿐입니다.
남아공은 1995년 럭비 월드컵과 1996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축구, 2003년 크리켓 월드컵, 그리고 올 4월과 5월에 인디언 프리미어리그 크리켓 토너먼트 등 각종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물론 월드컵 축구 같은 큰 규모의 행사를 치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렇지만 대회 준비는 순조롭습니다. 9개 도시의 10개 경기장은 웅장한 모습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5개 경기장을 새로 짓고 5개 경기장은 증축하고 있습니다. 증축하는 경기장 1곳과 신축하는 경기장 4곳은 현재 80∼90%의 공정을 보이고 있어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시한 연내 완공 시한을 지킬 게 확실합니다.
14일 개막하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컨페드컵)는 내년 월드컵 성공 가능성을 진단하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8개국이 참가하는 컨페드컵은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6만4000명 수용)와 루스텐버그의 로열바포켕스타디움(4만2000명), 프리토리아의 로프터스버스펠드(4만2000명), 블룸폰테인의 프리스테이트스타디움(4만2000명)에서 열립니다. 컨페드컵은 경기장 말고도 남아공의 준비 상황을 잘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의 최대 관심사는 안전입니다. 해외 축구팬이 사고로 다치거나 강도를 당해선 안 될 것입니다. 조직위는 해외 관광객들에게 강력 범죄가 자주 발생하니 여행할 때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남아공 정부도 컨페드컵과 월드컵에 앞서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남아공 경찰은 월드컵에 대비해 수천 명의 경찰을 양성했습니다. 월드컵 기간에는 4만1000여 명의 치안 인력이 경계태세에 들어갑니다.
남아공은 최근 강력 범죄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하루 평균 50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축구팬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항상 무리지어 다녀야 하며 경찰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출입금지 지역을 가선 안 됩니다. 하지만 남아공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에는 보안 문제가 훨씬 나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남아공의 대중교통은 열악한 편입니다. 자가용 택시 영업 등 비공식 교통수단이 대중교통을 압도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정부는 대중교통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때는 모든 경기장에 직행버스를 운행해 축구 팬들을 좀 더 빠르고 편하게 이송할 계획입니다.
숙박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습니다. 남아공은 유럽과 일본 등 관광객이 자주 찾는 명소가 많아 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잘 발달해 있습니다. 정부는 흑인 거주 지역에도 숙소를 마련했습니다. 정부 차원의 각별한 안전 대책이 마련된 만큼 방문객들은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남아공은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에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더 많습니다. 남아공은 수십 년간 이어진 인종차별을 없앴듯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의 축구 팬도 안심하고 남아공에서 월드컵을 즐기길 바랍니다.
레스터 밀스 씨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디펜던트 뉴스페이퍼 그룹의 프리토리아뉴스에서 축구 전문 기자로 일하고 있다. 오랫동안 유럽을 비롯해 세계 축구 현장을 누볐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한국의 노하우를 취재하기 위해 2007년 방한하기도 했다.
레스터 밀스 남아공 프리토리아뉴스 축구담당 기자 lester.mills@inl.co.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