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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직장 만들기]후계자 육성도 능력 ‘미래 CEO’ 키워라

입력 | 2009-06-11 05:47:00


“인재 육성은 임원의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임원이 향후 3세대 인재까지 키워야 한다고 봅니다. 경영자라면 본인의 후계자와 그 후계자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 만난 한 국내 대기업 전략담당 임원이 들려준 말이다. 글로벌 기업인 맥도널드의 짐 칸탈루포 회장은 2004년 심장발작으로 병원으로 실려가 손 쓸 틈도 없이 사망했다. 이사회는 그의 사망 후 단 2시간 만에 찰리 벨 씨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고 혼란 없이 상황을 수습했다.

이 사건은 우리 기업들에 세 가지 의미를 던진다. 첫째, 성공하는 기업들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평소 승계관리(Succession Management)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15세에 맥도널드 호주 시드니 킹스퍼드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소년이 29세에 호주 맥도널드 사장을 거쳐 이후 맥도널드 CEO까지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 직원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셋째, 가급적이면 일선에서 최고위층까지 회사를 잘 알고 있는 인재를 장기적으로 육성해 CEO로 선임해야 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의 CEO와 임원들은 자신의 임기 중 주요 성과로 ‘후계자를 얼마나 훌륭하게 키워냈는가’를 꼽는다. 이는 한국 기업에서는 자칫 ‘라인’을 만든다거나 ‘정실’에 의한 관리를 한다고 비판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이렇게 ‘라인’과 ‘정실’이라고 비판 받을 수 있는 부분을 회사의 공식적인 인재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우리 회사에 어떤 핵심 인재들이 있고, 이런 인재들이 경험을 쌓기 위해 어떤 부문에서 어떤 직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또 애로사항은 무엇이고 이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등을 회사 경영진 모두가 공유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핵심 인재들의 정보를 사외이사들과도 주기적으로 공유한다.

처음에 ‘3세대 인재 육성론’을 펼친 노(老)임원의 주장을 글로벌 기업들은 ‘리더십 파이프라인(Leadership Pipeline)’이라고 부른다. 글로벌 기업에서 미래 경영진, 더 나아가 미래 CEO는 회사의 인재 파이프를 타고 계속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재는 이와 같은 내부 리더십 파이프라인이 잘 깔려 있는 기업에서 성장한다. 그리고 기업은 이와 같은 인재들 덕택에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김동철 휴잇어소시엇츠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