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의 산책, 나를 비우고…
속초시 금호동에 위치한 영랑호는 흰모래가 퇴적해서 발달한 둘레 8km의 자연 석호다. 영랑호는 신라의 화랑이던 영랑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영랑이 동료인 술랑, 안상, 남석과 함께 금강산 수련 길에 올랐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 곳을 지났는데, 그 아름다움에 반해 서라벌로 가는 것을 잊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영랑호는 고즈넉한 산책로가 무엇보다 매력이다. 이 곳을 한가롭게 거닐다 보면 일상의 고민은 모두 날아가는 듯 하다.
산책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 운치가 그만이다.
호랑이 형상을 닮은 범바위는 물에 선명하게 비치는 데 멋스럽다. 범바위는 호랑이가 미모의 마을 처녀에 반해 사람이 되고자 웅크리고 있다가 그대로 바위가 됐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데 속초팔경의 하나로 그 자체가 멋진 볼거리다. 이 위에 오르면 설악산과 동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주변에 조성된 화랑도 체험장도 재미난 체험을 선사한다.
말타기, 활쏘기, 전통격구놀이, 마상무예시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화랑의 기상을 맘껏 느낄 수 있다. 카누와 윈드서핑 등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점도 영랑호의 매력이다.
주변에서는 속초등대전망대와 영금정을 놓치지 말자.
속초전망대에 오르면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해안선을 조망할 수 있고, 바로 밑 해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영금정 해돋이전망대에 오르면 바다 내음을 맡으며 우렁찬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배가 출출하면 장사항에 들러 보자. 번잡하지 않고, 정갈한 밑반찬이 제공되는 횟집이 몰려 있어 바다를 보는 운치 속에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채용생 속초시장 “영랑호와 어울리는 레저공간 준비”
채용생 속초시장은 영랑호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고품격 레저 공간의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연간 150만 명이 찾는 영랑호를 발전시켜 더 많은 사람이 찾도록 할 생각이다.
그는 “민자 유치를 통해 베네치아 같은 이국적인 멋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자연 친화형 테마시설을 조성하고자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채 시장은 얼마 전부터 영랑호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월 1일부터 2대의 시티버스가 영랑호를 경유해 운행하도록 했고, 7번 국도에서 바로 이 곳 진입이 가능하도록 폭 20m, 길이 550m의 도시계획도로 개설도 준비 중이다. 수도권에서 속초로 쉽게 접근할 수 문제는 초미의 관심사다. 그는 “경춘선 복선전철과 연계한 속초까지의 고속화 철도가 반드시 조기 건설 돼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속초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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